[기획연재 | 지금은 남북경협시대 5회]
임을출 기자 chul@hani.co.kr
[인터뷰 | 말트세바 올가 러시아 극동기자협회 회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8월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 그와 왈츠를 춘 러시아 여기자 말트세바 올가(47)는 극동지역에서 알아주는 북한 전문가이다. 그가 최근 가까이서 지켜본 김 위원장의 인간적인 면모를 섬세하게 그린 책을 펴내 더욱 화제를 뿌리고 있다. 올가는 “김 위원장이 생각보다 춤을 잘 추더라”면서 “김 위원장이 남자로서 상당히 매력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2002년 2월16일 김 위원장 환갑 잔치 때 평양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그때 “여자의 소원을 한번 풀어달라”면서 인터뷰를 신청했는데 그가 흔쾌히 수락해주었다. 그해 8월에 김 위원장이 극동지역을 방문했을 때 5일간 함께 지내면서 또 많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얼마 전 세 번째로 평양을 방문했으나 그를 만나지는 못하고 대신 그가 그림 선물을 받았다.
-김 위원장이 당신에게 호감을 갖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진실하게 인간적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를 제대로 알고,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보여준 게 그에게 호감을 얻은 이유인 것 같다.
-북한 체제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북한 사람들은 근면한 민족이고, 목적 지향성이 강하다. 이는 앞으로 북한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다. 북한은 지금 개혁 중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고, 특히 전력을 지원한다면 북한 경제도 크게 나아지리라 본다.
-북-러간 경제협력은 잘되고 있나.
=최근 극동지역들이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옛 소련이 건설을 지원한 나진항, 승리화학공장, 김책제철소 개·보수 사업에 관심이 많다. 당장은 러시아가 지원한 생산 설비들을 현대화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반면에 극동지역에는 북한 인력이 필요하다. 산림개발이나 야채 재배 등에 이들이 기여할 수 있다. 보건·컴퓨터 분야의 상호 기술 협력도 필요하다. 북한과 러시아는 정서나 세계관도 비슷하다. 이는 앞으로 사업을 함께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되는 기초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달라.
=우선 조만간 다시 방북해 김 위원장을 세 번째로 인터뷰하고 싶다. 또 한국도 방문해 남북한을 비교 분석해 통일에 기여하는 책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