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특집2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05월27일 제511호
“일관된 정책 기조가 중요하다”

[기획연재 | 지금은 남북경협시대 4회]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인터뷰 | 탄투안 수출가공공단개발회사 응옌 호앙 융 부사장]

탄투안 수출가공공단개발회사의 응옌 호앙 융 부사장은 “북한의 개방 흐름을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다”며 “베트남의 사례가 하나의 연구모델이 될 수는 있지만 이식이 아닌 정착과정인 만큼 북한식 모델을 스스로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첫 공단으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밤을 새우더라도 그 얘기는 다 못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이곳 관리들도 공단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 물어볼 곳도 없었다. 법규와 제도가 정비되지 않아 한국식으로 말하면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었다. 회사가 법 수정과 보완을 위해 정부를 끌어가야 할 상황이었다.

-공단을 만들기 전 어느 나라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는가.

=서구 선진국에서는 수출가공공단이나 공업구가 19세기부터 출현했다. 탄투안의 경우 후발 공업국인 대만과 인도 사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대만의 경우 1960년대에 탄투안과 비슷한 형태로 원자재를 들여와 수출하는 방식의 수출가공공단을 만들었고 성공했다.

-탄투안 공단의 성공 비결은.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혼란 속에서도 일관된 방향을 유지했다. 탄투안 공단 같은 대형 프로젝트 가운데 몇몇은 중단되거나 변형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정책기조를 유지하도록 애썼다.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 변동과 불안이다.

-북한의 개성공단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직접 들어본 적은 없지만 미디어를 통해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먼저 어려움을 겪은 입장에서 조언을 해준다면.

=베트남식 모델 적용이 가능한지 이곳 공단 책임자로서 답변할 성질은 아니다. (기자와) 토론해보고 싶은 주제다.

-이 공단의 사례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금의 틀을 갖추기 위해 1991년 설립 이후 베트남의 조건에 맞는 공업구 건설을 위해 끊임없는 수정·보완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모델을 가져오더라도 자신들의 체질에 맞는 변형이 필요하다. 이식이 아니라 정착과정이다. 따라서 이곳 사례를 연구 차원에서 참고할 순 있겠지만 북한식 공단 모델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북한쪽에서 연구진이 오기도 하나.

=지난해 베트남 주재 영사가 방문해 공단을 둘러보고 간 적이 있다. 사전 약속 없이 갑자기 방문한 것으로 보아 본격적인 연구보다는 시찰 성격이 짙었던 것 같다. 베트남과 북한이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긴 하나 그 차이가 적지 않다. 내부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반도는 베트남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어 관심이 아주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