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특집1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09월08일 제526호
똑똑 · 치밀 · 성실은 좋은데…

정기국회에 '올인'한 천정배 원내대표, 대중적 평가는 어떨까

▣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100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그는 국회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들여놓고 며칠 기거하다가 국회 앞의 오피스텔로 옮겨 묵고 있다. “몸을 던져 챙기겠다”는 의지는 불변이되, 야전침대 방식은 수하 실무 당직자들한테 너무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천 원내대표는 밤늦게까지 오피스텔에 머물며 국회에 발의되는 법안 대부분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변호사이며 국회 법사위원을 지낸 사람으로서 법안 조문에 상충은 없는지 따위까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이재경 원내대표실 공보실장은 “천 대표의 리더십은 꼼꼼, 치밀, 성실성의 세 키워드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천 원내대표는 국회 상임위원장, 당 정책조정위원장 등 국회직과 당직을 안배하는 데도 나름대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그는 이해찬 후보와 격돌했는데, 당시 경선은 재야파 대 천·신·정 그룹의 일대 세대결로 해석됐다. 그러나 그는 취임 뒤 특정 계파에 치우침 없이 의원들을 고루 참여시킴으로써 잡음이 별로 없는 상태다.

‘꼼꼼·치밀·성실’ 상표는 그가 올해 정기국회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올인’한 점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일절 내색하지 않지만 그는, 정동영 김근태 장관, 이해찬 국무총리, 신기남 전 당의장 등과 함께 열린우리당의 잠재적 대선후보군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러한 그가 임기 1년의 원내대표 기간에, 그 중에서도 국회 과반수 의석을 획득한 첫 정기국회에 전력투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 성과에 따라 자신의 다음 행보가 좌우됨직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는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한테 어떤 이미지가 쌓이고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일반 대중들은 대개 정동영 전 의장의 경우 ‘정풍운동의 주역’ ‘노인 폄하 발언’, 신기남 전 의장은 ‘언론개혁 선봉’ ‘선친의 일본군 헌병 오장 경력’ 등 굵직한 것들을 기억한다. ‘8·30 감세 드라이브’가 국민들 사이에서 최종적으로 ‘용기를 발휘해 발상을 바꾼 일’로 평가될지, 아니면 다르게 기억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