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특집1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06월09일 제513호
‘상생’하는 하도급 구조로 가자

부품 협력업체와 주식 지분 상호보유하는 도요타자동차… 미국과 유럽은 납품단가 경쟁입찰제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일본의 경우 도요타자동차는 부품 협력업체와 주식 지분을 상호 보유하면서 신뢰를 형성하고 있다. 대기업이 부품업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장기간 거래하는데, 특히 일본의 중소 부품업체는 특정 대기업과 전속거래를 맺지 않고 다른 업체와의 거래가 개방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모기업의 허가를 받지 않고 다른 거래 업체를 구하면 반드시 철퇴가 가해진다.


△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공장 전경. 하도급 업체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상생 구조를 갖추고 있다.(사진/ GAMMA)

중소기업연구원 송장준 박사는 “일본은 부품업체와 계열화를 맺을 때 1차 협력업체에 대해 지분투자를 하면서 서로 상생하는 파트너십이 구축돼 있다”며 “도요타자동차는 하도급업체를 가족처럼 감싸주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일반적으로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이윤을 독점하고 중소기업은 빈사 상태에 놓이는, 윈-루스(Win-Lose) 게임의 우리나라 하도급 구조와는 양상이 전혀 다른 것이다. 일본에서는 또 일부 업종에서 원가를 산정한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대기업이 제멋대로 납품단가를 깎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존의 논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납품단가 결정에서 경쟁입찰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산업을 보면 처음 계약 때 체결한 납품 가격은 계약이 끝날 때까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하지 않는다. 부품업체가 부담해야 할 추가적인 단가 인하는 없는 것이다. 완성차업체는 최저가 입찰이 아니라 입찰업체들의 평균치에 가까운 가격으로 단가를 결정하며, 대신 납품 중소기업은 납품기간 중에 높은 수준의 품질 요건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부품업체가 입찰 가격뿐 아니라 향후 계약기간 동안 이뤄질 단가 인하 계획도 함께 제출한다. 이 점에서 원청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단가를 깎는 우리나라와는 판이하게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