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특집1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03월03일 제499호
투자펀드는 황금알만 낳을까

브릭스 국가들 주식 오르며 투자펀드 속속 나와…세계 금리 인상 등 올해의 변수 유의해야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오늘날 SK그룹의 경영권이 흔들리는 지경에 이른 것은 SK증권의 어리석은 해외투자도 한몫했다. 지난 1998년 SK증권은 JP모건이 디자인한 인도네시아 채권을 매개로 한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5억달러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JP모건에도 막대한 손실금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회사의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SK그룹 경영진이 불법 행위에 가담함으로써 오늘날 그룹이 휘청거리게 된 것이다. 당시 SK가 위험을 무릅쓰고 해외채권에 투자한 것은 고수익의 유혹 때문이었다. 언제나 고수익은 투자자를 유혹하지만, 투자자들은 고수익에 따르는 고위험에는 곧잘 눈을 감는다. 그것이 훗날 탈을 낳는다.


△ 하나은행은 최초로 국내에서 직접 개발하고 운용하는 브릭스 펀드를 선보였다.

1년전에 가입했다면 ‘대박’

한때 동아시아 국가에 대한 투자가 관심을 끌었던 것처럼, 브릭스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관심을 끌면서 지난해부터 브릭스 투자펀드가 인기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판매된 브릭스 펀드는 해외에서 개발하고 운용하는 것들을 국내 투자자들에게 재판매한 것이다. 만약 이들 펀드에 1년 전에 가입했다면 ‘대박’을 터뜨렸을 것임에 틀림없다. 펀드 정보를 제공하는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HSBC의 인도주식형은 2월27일 기준 연간 수익률이 118.99%, HSBC 중국주식형은 94.56%다. 러시아에 투자하는 메릴린치의 이머징유럽펀드의 1년 수익률은 94.26%, 남미에 투자하는 피델리티 라틴아메리카펀드는 89.18%나 된다. 이같은 높은 수익률은 지난해 브릭스 국가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해외투자 펀드가 관심을 끌자 국내에서 설계한 브릭스 펀드도 최근 선을 보였다. 하나은행은 2월19일부터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4개국의 주식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브릭스투자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은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이 개발해 운용하는 것으로, 투자 자산의 90% 정도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채권형 펀드와 이머징마켓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다. 이 펀드를 브릭스 펀드라고 부르는 이유는 펀드 자산의 30%를 브릭스 개별 국가의 주식형 펀드에 투입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10%는 현금자산이나 머니마켓펀드 등 유동성이 높은 단기 채권 중심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대한투신운용도 국민은행 프라이빗 뱅킹센터와 함께 브릭스 국가에 투자하는 ‘브릭스 간접투자신탁 K-1호’를 개발해 오는 26일부터 국민은행을 통해 판매한다.

그런데 브릭스 펀드 투자는 올해도 대박을 안겨다줄까? 브릭스 국가들이 올해도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브릭스 펀드는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주가 움직임이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무엇보다 지난해 주가 상승률이 매우 높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브라질의 경우 지난해 97.33%나 주가가 올랐다. 인도의 BSE지수는 71.49%, 러시아의 RTS 테크니컬 지수도 73.53%나 올랐다. 중국의 상하이B주식만이 지난해 7.56% 하락했다. 그래서인지 올 들어서는 주가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지난 2월27일까지 인도는 2.15%, 브라질은 2.16% 떨어졌다. 러시아 RTS 테크니컬 지수는 18.46% 올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락세를 보였던 중국 상하이B주식은 올 들어 13.29% 반등했다.

인도 · 브라질은 올 들어 주가 떨어져

전문가들은 특히 올해 세계적인 ‘금리 인상’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데 가장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유동성 위축으로,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이 회수되면서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위험 없는 투자는 없으며, 고수익을 노리려면 그만큼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법칙에 예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