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 태평양 지역 미군 확대에 맞서 폐지운동 벌이는 세계인들
“전 세계의 미군기지를 폐쇄하라!”
전 세계 미군기지 활동가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세계사회포럼 둘쨋날인 1월17일 오전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스, 푸에르토리코, 일본, 한국, 필리핀 등 전 세계에서 모여든 20여명의 활동가들은 각국의 미군기지 상황을 공유하며 머리를 맞댔다.
미군기지에 관한 문제제기는 수십년간 지속돼왔지만, 최근 상황은 좀더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26일, 부시 대통령은 “21세기 전쟁 개념과 전략 상황에 맞게 해외 주둔 미군을 대대적으로 재배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미국 군사력의 핵심 지역으로 설정한 것이다. 병력과 기지를 동북아시아에서 남아시아로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나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새로운 ‘관심지역’으로 떠오르면서, 미군기지 재배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우선 단순한 ‘중간 정거장’ 수준이었던 괌이 중추기지로 떠오르고, 오스트레일리아의 미군 병력도 대폭 증강되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미군기지가 없었던 지역에는 ‘소규모 미군기지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새로운 기지가 들어서게 된다. 지난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3곳에 미군기지를 신설하는 등 중앙아시아의 7곳에 기지를 만들었고, 이라크 전쟁 뒤에는 이라크 4곳을 포함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헝가리 등에 기지를 신설했다.
전 세계 평화운동가들은 ‘미국 군사주의의 근원’으로 미군기지 문제를 지목하고 나섰다. 이유진 녹색연합 국제연대 간사는 “지난해 5월 동북아시아 평화운동가들이 모여 아시아의 군사화 문제를 논의하던 중, 미국 군사주의의 배경으로 군사력 팽창을 보여주는 미군기지 문제가 또다시 자연스럽게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군기지 활동가들은 세계적인 규모의 미군기지 반대 네트워크를 조직해 전 세계적 차원의 폐쇄운동을 벌여나가기로 결의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오키나와, 마셜군도의 모리셔스 등은 ‘집중 폐쇄대상’으로 정해졌다.
구체적인 행동계획도 논의됐다. 우선 3월20일 국제 반전의 날에 각국 미군기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결의하는 한편, 오는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반전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군사력을 키우고 있는 미국의 논리에 반박하고 ‘미군기지 자체가 테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미군기지 피해자들의 명단을 정리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뭄바이=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