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특집1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01월15일 제493호
“총선-재신임 연계 가능성 있다”

최측근 염동연씨 노 대통령 의중 밝혀…청와대 참모들 “실무 검토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과 자신의 재신임을 연계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선 구도를 뒤흔들 파괴력이 이 카드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염동연 전 대선후보 정무특보는 1월10일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총선 결과와 자신의 신임 문제를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총선과 재신임 연계 구상은 총선 결과가 나쁘면 대통령직을 사임한다는 뜻이어서 파장이 만만찮다. 그럼에도 그는 “대통령이 힘을 쓰지 못하는 식물정권 상태가 계속된다면 정권을 유지하는 게 무의미하다. 지금 같은 상태에서의 정권은 국민들에게도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뿐 아니라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분명한 어조로 밝혔다.


△ 지난해 11월28일 신상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노 대통령. 신 부의장은 지난해 12월30일 대통령이 그에게 ‘총선-재신임 구상’ 발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은 총선에 풀베팅 할 것”

염 전 특보는 안희정·이광재씨와 함께 노 대통령의 최측근 3인방으로 꼽힌다. 또한 지난해 연말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부부동반 만찬을 하면서 정국 상황 전반을 짚어보고 나온 터이다. 따라서 그의 발언에 노 대통령의 최근 생각이 진하게 묻어 있는 것으로 읽혔다.

염 전 특보는 이어 재신임 연계 기준을 묻자 “열린우리당이 제1당이 되거나 약진하는 상황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계선언 시점과 관련해선 “노 대통령이 1월 말이나 2월 초에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무렵에 그런 의사표시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대통령은 총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풀베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 총선­재신임 연계 구상’은 지난해 12월30일 노 대통령과 오찬을 했던 신상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총선에서 묻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고 전한 것으로 <중앙일보>가 1월7일치에 보도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신 부의장은 보도 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염 전 특보가 인터뷰를 통해 다소 완곡한 표현이긴 하지만 “연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함으로써, 재신임 연계설에 무게를 더한 것이다.

재신임 연계 방안은 총선을 열린우리당 대 한나라당 구도로 만들고 민주당을 고사시킬 파괴력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볼 때 “열린우리당은 별로…”라고 여기더라도 “노무현 정권이 중도 하차하는 것까진 너무하다”고 생각해 열린우리당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총선­재신임 연계 가능성에 미리 쐐기를 박으려 하고 있다. 조순형 대표가 1월8일 기자회견에서 “그럴 경우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1월9일 중앙선관위원회에 선거법 위반 여부를 묻는 질의서도 냈다.

한나라당, 조건 명확하면 동의할 수도

한나라당도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을 도토리 키재기 싸움에 묶어둘 최상의 선거 구도가 바뀌기를 원치 않는 셈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재신임 연계의 기준, 즉 열린우리당 과반수 또는 1당 등의 조건을 명확히 제시하고 사퇴 약속도 분명하게 한다면, 당 지도부가 ‘노 대통령 조기에 끌어내리기’ 차원에서 연계 구상에 동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어쨌든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까진 알 수 없으나 현재로선 참모조직 차원의 실무 검토는 전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배수진 승부를 종종 시도해 성공했고 다른 국면 전환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선­재신임 연계 구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듯하다.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