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부정 논란의 주인공 ㅇ교수의 항변… “나는 파벌싸움의 희생양”
한국예술종합학교 입시부정 논란의 주인공인 ㅇ교수도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이번 사건이 음악계 파벌 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ㅇ교수는 2003년 12월27일 기자와 만나 “음악계 비주류인 나를 매장시키기 위해 주류 인사들이 음해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ㅇ교수는 국내 음악계를 장악하고 있는 유명 대학 출신이 아니라 지방대 출신이다. 그는 이런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 유학을 다녀온 뒤 지난 2001년 예종 음악원의 조교수로 임용됐다. “예종의 교수 자리를 노렸던 유명 대학 출신 선배들이 나를 음해하기 시작했죠. ‘예종 음악원에 입학하려면 ㅇ교수를 꼭 통해야 한다’는 둥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많이 냈습니다.” 그는 음악계 모임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교수라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고 한다. 선배들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전공하고 있는 악기의 연주자협회에도 가입하지 못하고 국내의 굵직한 콩쿠르대회에서 단 한번도 심사위원에 위촉된 적이 없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 음악계 후배가 버젓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는 것을 볼 때마다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ㅇ교수를 더욱 괴롭히는 것은 ㅇ교수 제자들도 음악계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나의 제자라는 이유만으로 실력 있는 예종 학생들도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요. 콩쿠르에서 좋은 기량을 뽐냈는데도 입상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가 전공한 악기는 기악 부문에서도 가장 ‘시장’이 좁은 분야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얼마 안 되는 좋은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음해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번 입시에서 큰 문제가 될 만한 일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는 다른 대학들도 겪고 있는 문제고, 음악계 선배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입시에서 떨어진 학생을 지도한 선배들이 나를 음해하기 위해 문제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ㅇ교수는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 음악계 파벌에 의해 희생당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