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정권인수도 ‘3인연대’

(사진/대선에 이어 정권인수도 3인협의를 통해 마무리하겠다는 게 김 당선자의 생각이다.)

정권인수작업도 ‘DJT(김대중+김종필+박태준)연대 정신’에 따라 한다. 이번 대선과정에서 선거에 의한 최초의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사건을 만들 어낸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와 자민련의 김종필 명예총재, 박태준 총재 등 3인이 정권인수과정에서도 손을 맞잡고 있다. 정권교체에 이어 정권인수 작업도 3인 협의를 통해 마무리하겠다는 자세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동정권이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김대중 당선자는 대선 다음날인 지난 19일 저녁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 와 박태준 총재를 경기도 일산자택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자 리에는 김 당선자의 부인 이희호씨와 김종필 명예총재 부인 박영옥씨도 참석했다. ‘DJT연대’의 승리를 자축하기 위한 자리였다. 대선과정에서 의 서로에 대한 노고를 위로하고 앞으로 정국운영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김 당선자가 김종필 명예총재와 박태준 총재를 초청해 정국운 영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은 앞으로 국정운영을 3인연대에 의해 이끌 어 나가겠다는 의지의 하나였다. 이들 3인은 정권인수인계 준비위 구성문 제와 경제난 해소를 위한 비상경제대책위 가동문제 등 정국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배석했던 국민회의 김민석 수석 부대변인이 전했다. 김대중 당선자는 지난 21일에는 조세형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을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에게 보내 정부와 대통령당선자쪽이 공동 구성키로 한 12 인 ‘비상경제대책위’ 인선문제를 협의토록 했다. 조 대행은 22일에는 박태준 자민련 총재를 만나 비상경제대책위 인선내용을 최종 협의했다. 국민회의는 자민련과의 공동정권 정신에 따라 비상경제대책위의 당선자쪽 6인 중 절반인 3인을 자민련몫으로 줬다. 당선자쪽 대표를 자민련 김용환 부총재에게 내주는 등 자민련을 우대했다.

김대중 당선자가 경제난 극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자 김종필 명 예총재와 박태준 총재도 측면지원활동에 나섰다. 김 명예총재는 지난 23 일 마포당사에서 오구라 가즈오 일본대사의 예방을 받고 재일교포의 한국 송금문제를 비롯해 한국경제재건을 위한 일본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 다. 김 명예총재는 “일본경제도 아주 어렵다”며 난색을 표시하는 오구 라 대사에 대해 “일본의 외환보유고는 5천억달러나 되지 않느냐”고 지 적하고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일본통인 박태준 총재도 최근 일본 정·관·재계 인사들과 전화접촉을 갖 고 외환위기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그가 접촉한 주요 일본 인사는 다 케시타 전 총리와 나카소네 전 총리, 오부치 외상 등이다. 그는 일본 인 사들에게 일본의 한국계 은행에 대한 여신회수 자제를 촉구했다. 박 총재 는 “일본이 우리 은행에 빌려준 돈이 2백억달러인데 그중 70억달러를 빼 간 것으로 안다”면서 “돈을 빼가는 일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23일에는 북아현동 자택에서 김용환 이태섭 부총재, 허남훈 의원 등 자민련 소속 비상경제대책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박영철 금융연구원 장으로부터 외환위기의 실상과 대책에 대한 직접 보고를 받기도 했다. 그 는 이날 진념 기아자동차 회장도 만났다.

정권을 잡자마자 DJT는 부실국가를 살려내기 위한 경제와의 싸움에 한몸 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