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쑥덕공론

김현철 꾀병? 연무대서 누구 만났나

지난 11월3일 구속중 보석으로 풀려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최 근 수시로 청와대 연무관을 드나든 것으로 밝혀져 김씨의 정치활동 재개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김씨는 최근 청와대 경호실이 관리하는 훈 령용 도장인 연무관에서 나오다 한 시사신문 카메라에 잡혀 10일자 일간 지에 일제히 보도되면서 김씨의 청와대 출입이 사실로 확인됐다.

김씨는 연무관 출입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일자 서둘러 12일 서울대 병 원에 입원했다. 김씨의 변호인인 여상규 변호사는 “현철씨가 구속 전 등 산갔다 다친 왼쪽 발목이 수감생활을 거치면서 악화돼 인대가 늘어났고 발목 뼈에 금이 간 상태”라며 “발목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 원했다”고 밝혔다.

김씨쪽은 또 정치활동 재개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현철씨가 최근 청와 대 연무관에 드나든 것도 발목 찜질을 받기 위한 것으로 의사들도 오래 전부터 수술을 권유해 왔다”며 “연무관에는 헬스클럽 등만 있다. 정치 권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소문은 낭설이다”고 부인했다. 연무관에는 체육 시설밖에 없는데 어떻게 외부인사를 만나 정치활동을 재개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다.

그러나 김씨를 잘 아는 사람들은 ‘연무관에 체육시설밖에 없어 외부인사 를 만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김씨쪽의 주장을 정면에서 반박하고 있다 . 김씨는 김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그동안 연무관을 '접견장소' 로 삼아왔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한 인사는 “청와 대 연무관에는 체육시설 이외에 1층에 탁자와 의자 등이 있는 8평 정도의 VIP룸이 별도로 있다”며 “김씨는 그동안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데 연무 관의 이 VIP룸을 자주 이용해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반 정·재계 인 사 등을 만날 때는 주로 서울시내 호텔 등을 이용했으나 민주계 인사나 자신의 사조직 인사 등을 만나는 경우에는 연무관을 주로 이용해 왔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김씨가 정말로 물리치료를 받을 정도로 발목이 아프 다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체육시설에 무엇하러 갔겠느냐”며 “은밀히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연무관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김씨의 연무관 출입에 대해 따가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야당의 한 인사는 “김씨가 아무리 철부지라 해도 청와대를 드나드 는 경우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겠느냐”며 “ 아마도 연무대를 드나들어야할 피치못할 이유가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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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상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25일 제 1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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