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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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국민회의 장영달(49) 의원이 아들을 ‘과감하게’ 실업계 고등학 교로 보내 고교 진학을 담당하는 일선 교사들 사이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중3이 되고도 1학기 때까지는 당연히 인문계 고교에 진학하리라 생각했 죠.” 그러나 큰아들 종수(15·서울 송파구 아주중)의 성적은 결국 100% 중 71%를 차지하는 등 중하위권. 오후 4시쯤 집에 돌아와 밤 12시가 넘도 록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 보니 학과공부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다. 조기유학도 생각해봤다. 정부가 외화 송금도 규제하고 여권 연장도 해주 지 않는 등 사실상 불법화됐음에도 국내 명문대에 입학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 많은 중학생들이 아직도 유학을 간다는 말은 익히 들었다. 그러나 어머니 김혜식(44)씨는 “아이가 아직 자신과 나라에 대해 모두 배우지 못한 것 같아 오히려 정서함양에 해가 될 수 있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실업계 고교로 보내기로 마음먹기도 쉽지 않았다. 의정부 여고 교사인 김 씨는 이미 실업계 고교에서 근무하며 바람직하지 못한 길로 빠져든 아이 들을 여럿 보아 선뜻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교사로서 아이들이 부모 생 각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아는 김씨는 먼저 실업행을 원하는 아이가 대견하기도 해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장 의원도 “자칫 부모의 욕심 때문에 괜히 인문계에 가 성적 스트레스에 주눅이 드는 것보 다는 컴퓨터광인 아들이 자신의 취미를 살릴 수 있는 곳이 낫다”며 부인 김씨의 결정을 존중해 줬다.
2남 중 차남인 종화(11·잠전초등5)군도 기특하기 짝이 없다. 보름전쯤 장 의원은 “IMF 한파로 외화를 절약해야 하므로 지난해부터 보내주기로 약속한 1개월짜리 호주어학연수를 포기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달래자 글쎄 종화가 “할 수 없죠”라며 쉽게 승복하더라는 것이다. 노모 조판이 (76)씨를 모시고 있는 장 의원과 김씨 부부는 각각 “의원 아들은 노동자 가 되면 안 되느냐”, “이제는 아이가 적성에 따라 실업계 고교도 갈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송창석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25일 제 18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