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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 보수물결타고 랄랄라

(사진/거리를 지나는 흑인들을 상대로 시비를 벌이는 스킨헤드족. 고등학교를 중퇴한 10~20대가 주축이다. )


흑인 살해는 적을 죽이는 것

지난 11월27일 ‘추수감사절’ 아침, 미국 중서부지역 콜로라도주 덴버시 에서는 5명의 스킨헤드(신 백인우월주의집단을 지칭하는 말) 소속 청년들 이 쇼핑중이던 흑인 여성 쇼미 프란시스(26)에게 갑자기 인종차별적인 폭 언을 퍼부으며 집단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역시 11월11일 덴버시에서 발생한 백인 청년 2명의 30대 흑인 남성 살인사건 등 잇따른 인종차별 사 건은 미국사회 속에 잠재된 백인우월주의의 한 면을 처절하게 보여준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그 녀석을 발견하는 순간, 그 자리에 적합지 않 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해치우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 “전쟁 때 적군의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적이고, 바로 쏴죽여 야 한다. 흑인이기 때문에 아마 적군쯤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흑인 남성 살해 혐의로 체포된 직후 덴버지역 텔레비전 방송 인터뷰에서 도도한 표정으로 ‘스킨헤드’ 소속 네이던 틸(19)은 말했다. <뉴욕타임 스>의 11월22일 보도 내용이다. 덴버시에서는 이 사건이 있기 일주일전 경찰관과 ‘스킨헤드’ 소속 한 청년의 차량 추격전으로 경찰관은 죽고 청년은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청년의 죽음이 알려진 뒤 경찰서 앞에 는 ‘경찰과의 전쟁을 선포하듯’ 죽은 경찰관의 이름이 몸통에 쓰인 죽 은 돼지 한 마리가 내팽개쳐지기도 했다. 백인 절대 다수 지역이지만 흑 인인 웰링톤 웹을 2차례 시장으로 뽑아 인종차별주의가 훨씬 덜한 것으로 알려진 덴버시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라 미국사회에 주는 충격은 더욱 크다.

11월15일 뉴욕시 스테이튼 아일랜드구 구청 앞에서 열린 ‘인종주의 폭력 에 항의하는 행진’도 최근 늘고 있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공격 행태를 잘 고발해주는 현장이었다.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수십개의 흑인 교회가 불태워지고, 낙태시술소가 폭파됐습니다. 지난 9월 스테이튼 아일랜드에서는 유대인 묘비가 대규모 로 파괴되고, 차량이 불태워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파시즘에 반대하는 뉴욕 노동자모임’ 간사 데이비드 웨 버(35)의 설명이다. 경찰 10여명의 엄호 속에 열린 이날 행사장 한 모퉁 이의 작은 사진 전시회도 뉴욕 한복판에서 활개치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일면을 읽게 해줬다. 전시된 사진들은 지난 10월 뉴욕 맨해튼 지하철 기 둥 곳곳에 휘갈겨 쓰여졌던 ‘증오’의 문구들을 찍어 모은 것들이었다.

“검둥이는 이 곳을 당장 떠나라.” “KKK” “백인의 자존심!” “모든 검둥이를 죽여라!”


10∼20대 주축 스킨헤드족 급성장

현재 미국 내 백인우월주의집단은 1백80여개에 이른다. KKK와 신나치주의 쪽 단체가 1백40여개, 나머지가 신종 백인우월주의집단 ‘스킨헤드’쪽이 다. 자신들의 철학과 행동지침들을 알리는 웹사이트를 인터넷에 따로 갖 고 있는 백인우월주의단체만도 ‘알파’ ‘아메리칸 화이트’ ‘화이트 내셔널리즘’ 등 50개나 된다. 이들 중 남북전쟁이 끝난 뒤 해방된 흑인 들을 협박하기 위해 1865년 만들어졌던 KKK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이들 단 체의 대부격이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로렌스에는 ‘KKK 박물관’까지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백인 중장년층이 주축인 KKK의 세력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10∼20대 젊은 백인층이 중심이 된 ‘스킨헤드’ 그룹의 급성장이 두드러지는 것이 현실이다.

도대체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모든 인종이 평등하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과학적 증거는 아무데도 없다”(알파)는 주장에서부터 “백인 들만의 독립국가를 세워야 한다”(화이트 스톰프론트 그룹) “흑인보다 2 배나 많은 숫자의 백인들이 절대 빈곤상태에서 살고 있다”(아메리칸 화 이트) “흑인과 소수인종에게 고용이나 대학 입학, 은행 대출 등에서 혜 택을 주는 쿼터제는 백인에 대한 착취다”(화이트 내셔널리즘) “미국으 로의 모든 이민을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KKK) 등에 이르기까지 백인 이 기주의로 똘똘 뭉쳐 있음을 알 수 있다. ‘악명높았던’ 미국 오클라호마 시 연방 건물과 애틀랜타 올림픽공원 폭파사건의 장본인들처럼, 그 공격 대상을 백인우월주의를 거부하는 정부와 경찰 등에게까지로 넓히는 집단 도 늘고 있는 추세다. 흑인과 유대인만이 아니라 아시안을 포함한 모든 ‘이민자’들도 공격 대상이다. 여기에 게이 레즈비언이나, 낙태지지자 등도 포함된다. 물론 대부분 미국인들이 이들 사상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 다. 스킨헤드 그룹의 주축은 고등학교를 제대로 졸업 못한 10∼20대 백인 들, KKK나 신나치쪽도 교육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40∼50대 백인 노동자 계층으로 백인들 중에서 소외된 자들이다.


고용불안 진행되면 인종문제 더 늘 것

한편 지난 11월 초 KKK의 본고장인 조지아주 스톤 마운튼시 시민들은 흑 인인 척 버리스를 시장으로 선출하는 등 미국의 인종문제가 긍정적으로 풀려나가는 측면도 한편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보수화 바람’ 속에 미국 속 백인우월주의 행진 물 결은 매우 거세보인다. 이민자가 계속 늘고 백인들의 고용불안이 진행되 면 될수록 이 흐름은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뉴욕=김미경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8일 제 1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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