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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상서비스는 광고용?

(사진/'011 리더스클럽' 카드를 들어보이는 김명희씨. 작은 권리지만 반드시 약속된 보상서비스를 받겠다는 각오다.)

지난 10월1일이었다. 외출했던 김명희(34·강원도 삼척시 하장면)씨는 오 후 4시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94년 구입해 애지중지해오던 휴 대폰이 없어진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디다 흘렸는지 기억이 나 지 않았다. 그날 들렀던 곳을 모두 다시 돌아다녔지만 어디에도 휴대폰은 없었다. ‘기다려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누군가 사용한다면 만만찮은 휴대폰 요금을 감당해야 할 것이 뻔했다. 김씨는 SK텔레콤 삼척대리점으 로 발길을 돌렸다. 일단 분실신고라도 해둬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대리점으로 향하면서 김씨는 언젠가 보았던 광고를 기억해냈다. 자신이 가입한 SK텔레콤의 광고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회사에서 보험에 가입 했으므로 일반 가입자들이 휴대폰을 분실했을 때도 보상해준다’는 내용 이었다.

대리점에 들어섰다. 안내 여직원에게 휴대폰 분실을 알리고 보상서비스가 가능한지 물어보았다. 여직원의 말은 단호했다. 없다는 거였다. 여직원의 말투에서는 김씨를 공짜나 바라는 사람으로 여긴다는 느낌이 묻어났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만 길어질 뿐이라고 판단했다. 여직원의 안 내대로 일단 휴대폰 사용을 정지시켜놓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일주일이나 기다렸지만 어디에서도 휴대폰을 주웠다는 연락은 없었다. 김 씨는 이리저리 고민한 끝에 가입을 해지하기로 했다. 이번 기회에 구식인 휴대폰을 요즘 한참 쏟아져 나오는 신기종으로 바꿀 참이었다. 그러나 문 제는 가입해지 신고를 마친 일주일 뒤에 일어났다.

SK텔레콤으로부터 한통의 우편물이 날아들었다. 10월14일이었다. ‘011 리더스 클럽’ 카드 한장과 함께 동봉된 안내 리플렛에는 김씨처럼 휴대 폰 단말기를 분실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적혀 있었다. 어떤 연유 로 자신이 011 리더스 클럽에 가입됐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이 서비스 는 10월1일부터 유효하다고 적혀 있었다. 휴대폰을 분실한 날이었다. 대 리점 여직원은 분명히 ‘휴대폰 분실 보상서비스’는 없다고 말했었는데 ….

다시 대리점을 찾았다. 카드를 보여주고 보상서비스 여부를 묻자 여직원 은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더니 그제야 “가능하지만 김씨의 휴대폰은 이미 가입해지를 해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당신들 의 말을 믿고 사용정지를 하고 가입해지한 게 아니냐”고 따졌지만 대리 점쪽은 묵묵부답이었다. 보상서비스가 실시된다는 것을 자신들은 모르고 있었다는 말뿐이었다.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실제 소비자가 혜택받도록 해야 하는 데 근 보름이나 지나서야 서비스 내용을 알 수 있게끔 우편물을 보낸 것 도 이해할 수 없거니와 더구나 실제 소비자와 대면하는 대리점에서는 서 비스 내용도 모르고 있었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순전히 생색만 내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생겼다.

카드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SK텔레콤 본사였다. 10월31일이 었다. 단순히 단말기 값이 문제가 아니었다. 소비자에게 좀더 성의 있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전화를 받은 여직원은 “해지를 안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내며 최대한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말 했다. 그날 밤 다른 여직원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또 처음부터 다시 경위를 설명했다. 여직원은 사과의 말과 함께 방법을 강구해 연락하겠다 고 했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김씨가 또다시 전화했지만 통화는 할 수 없었다. 담당자가 없다는 거였다 . 책임자를 요구했다. 남자직원이었다. 사정을 들은 책임자는 30만원 정 도는 보상이 되고 15만원 정도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러나 책임자의 마지막 말은 차라리 우롱이었다. 그동안 관리해온 고객코 드가 없어져 보상해줄 수 없다는 거였다. 단 가입해지는 부활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가입해지는 부활되면서 고객코드는 부활할 수 없다? 김씨는 납득할 수 없 었다. 서비스 내용을 모르는 대리점쪽의 잘못은 따지고 보면 본사에서 제 대로 교육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 아닌가.

차라리 카드가 날아오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답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서비스를 10월14일이 돼서야 소비자가 받아볼 수 있도록 한 회사쪽의 무성의에 우롱당했다는 생각도 지우기 힘들었다. 작 은 것이긴 하지만 다른 피해자를 위해서도 김씨는 약속된 서비스는 끝까 지 받아낼 생각이다.

윤승일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8일 제 1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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