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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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아홉살이에요> <남자 없인 못살아> <늙은 군인의 노래> <고래사 냥>…. 노랫말이 정적이라거나 삐딱하다는 이유로 한때 방송금지 조처가 취해졌던 노래의 제목들이다. 지난 96년 5월 오랜 싸움 끝에 가요사전심 의가 폐지되면서 노랫말이 수난을 당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표현의 자 유라는 측면에서 진일보임에는 분명하다. 그렇다고 꼭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온 것일까? 욕설에 가까운 노랫말, 성개방 풍조에 따른 노골적인 성 묘사 등은 사회교육적 측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5월에 나온 디제이덕의 <삐걱삐걱>이란 노래는 “정치하는 아저씨 들 맨날 싸워요. 완전히 우리를 가지고 놀아요”라면서 “우리 망치(강아 지) 보기 민망해요, 우리나라 사람 맞나요”라고 정치판을 ‘개판’수준 으로 취급했다. 특히 이 노래에는 “× 같은 세상”이라는 욕설이 10번 가까이 섞여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제작사가 음반을 회수하기도 했 다. 일부 학부모들의 비뚤어진 교육열을 비판한 패닉의 노래 <마마>도 “ 그들의 욕심은 끝이 없지… 그들은 마치 뚱뚱한 돼지 같지”라는 욕설에 가까운 표현 때문에 논란을 빚었다. 가요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표현에 대 해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과 함께 “너무 지나치다”는 비판이 없지 않았다.
성의 묘사는 이제 거침이 없다. “오늘밤 단둘이서 파티 파티… 너를 처 음 보았을 때 섹시함에 쓰러졌지… 오늘밤 너와 단둘이서 파티를 하고 싶 어, 그 어떤 방해도 받고 싶지 않아… 난 널 느끼고 싶어 난 널 갖고 싶 어, 너만 오케이 해준다면, 온몸이 전율하는 순간 넌 이미 내 속에 있잖 아 … 드디어 사정거리에서 당기는 큐피드의 화살”. 디제이덕의 <미녀와 야수>의 랩 가사 가운데 ‘파티’라는 부분은 애초에 “옷을 벗자”는 뜻 의 ‘탈의’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날 가져주길 바래, 이젠 말로 하지 않겠어, 하고 싶어, 내마음 이렇게 뜨거워 있어, 그 안에 네가 잠시 들어와 날 식혀주길 바래.” 이소라가 직접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른 <키 스>도 너무(?) 솔직하다. 이 밖에도 “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있어, 내 경험에 대해”라고 노래하는 주주클럽의 <나는 나>, “I want your sexy body”라는 영어가사를 담은 이승철의 <나의 하루> 등도 그 노골성에서 뒤지지 않는다.
우리말 문법에 맞지 않는 제목과 노랫말이 갈수록 늘어가는 현상에 대해 서도 우려섞인 목소리가 많다. 변진섭의 노래 <니가 오는 날>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너’나 ‘네’로 써야 할 곳에 ‘니’라는 단어를 쓰는 일 이 요즘은 흔해졌다. 서태지의 노래 <난 알아요>에서 “이밤이 흐르고 흐 르면 누군가가 나를 떠나 ‘버려’야 한다는 그 사실을…”, 조관우의 < 겨울이야기>에서 “너를 ‘갖으’(가지)려던 나의 계획은” 등은 노랫말 이 문법에 맞지 않는 경우다. 이 밖에도 그룹 젝스키스의 <폼생폼사>(폼 에 살고 폼에 죽는다), 필의 <여롱남숏>(여자는 롱다리 남자는 숏다리), 주주클럽의 <수필러브>(수필 같은 사랑) 등은 설명을 듣지 않으면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운 노래제목들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8일 제 18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