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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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원이 국제통화기금(IMF) 협의단과 구제금융 지원관련 협상을 하는 과 정에서 통합금융감독기구 관련 조항을 자신들에 유리하기 만들기 위해 ‘ 장난’을 쳤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IMF 자금지원 합의내용 전문의 금융개혁법안 관련내용은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다음의 금융개혁법안들은 금년 말까지 통과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은행·증권·보험 및 제2금융권 금융기관에 대한 금 융감독기능을 통합하는 법률안(금융감독기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을 구체적인 예로 꼽았다. 또 별도로 “금융감독기구는 부실금융기관을 효과 적으로 처리하는 데 필요한 모든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맥 으로만 보면 IMF가 재경원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은은 정부가 합의문의 번역을 자의적으로 한 것은 물론 IMF에 떼를 써 자신들에 유리하게 합의문을 뜯어 고쳤다는 주장이다. 지난 12월 4일 오전 한은에서 만난 자리에서 IMF 협의단은 “관련 조항의 취지는 올 해 말까지 국회에 상정된 정부원안이 그대로 통과돼야 한다는 것이 아니 며 국회와 정부, 한은이 합의해 금융개혁을 조속히 추진하라는 뜻”이라 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IMF 협의단은 또 금융감독기구 통합에 관한 정부 의 발표자료와 양해각서의 내용 사이에 표현상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 적에 대해 “원문과 번역 내용에 차이가 있을 경우 정부에 시정을 요구하 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한은 국제부의 한 간부는 “IMF가 정부에 처음 제출한 합의문 초안에는 금융개혁법안 관련 내용이 ‘다음의 금융개혁법안들은 금년말까지 국회에 제출돼야 한다’고 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물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진 참조) 그는 또 “IMF의 합의문 초안이나 정부가 IMF에 최종 제출한 합의문 모두 통합감독기구는 ‘운영 및 재정 면에서 자율성을 확보하고, 부실금융기관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데 필요한 모든 권한을 갖는다’고 규정해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통합금융감독기구를 재경원 산하 에 두도록 한 현 법률안은 마땅히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열리게 될 국회에서 처리하게 될 통합금융감독기구 설립 법안은 한차례 더 재경원과 한은 간에 공방을 불러일으킬 것같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8일 제 18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