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DJT로 IMF 조기졸업하겠다”

(사진/JP의 삼척 연설회. JP는 충청·강원권을 맡아 공략중이다)

“국민회의의 기본 선거전략은 DJT(김대중+김종필+박태준)연대에서 시작 된다. 애초부터 DJT연대의 시너지(상승)효과는 선거 종반에 나타날 것으 로 기대해 왔다.”

국민회의 고위당직자들은 대선 종반전략에 대해 ‘DJT’ 역할분담론을 핵 심전략으로 꼽고 있다. 김대중 후보와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 박태준 자민련 총재가 각각 흩어져 자신의 정치적 기반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서 울로 북상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김대중 후보는 서울 등 수도권, 김종필 명예총재는 충청권, 박태준 총재는 대구·경북지역 등을 1차 공략지역으 로 분담해 유세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세 사람은 자신들이 맡은 지역에서 살다시피하며 “김대중 후보를 찍는 것이 자신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연합후보’인 김대중 후보에 게 표를 몰아주도록 호소하고 있다.

‘황금의 트리오’ 경제회생 자신

세 사람은 최근 국가경제부도 등 경제난으로 DJT연대의 긍정적 측면을 부 각시킬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보고 DJT연대를 통한 경제난 해결을 선거 구호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대중 후보는 지난 12월3일 서울 시내 플 라자호텔에서 열린 자민련 중앙당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해 “한강의 경 제기적을 이뤄낸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 포철신화의 주역인 박태준 총 재, 그리고 경제를 아는 내가 ‘황금의 트리오’로 연대를 이뤄 1년 반만 에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극복하겠다”며 DJT 3인연대의 경제회생 능 력을 자신했다.

DJT의 역할분담 원칙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김대 중 후보는 서울과 수도권 유권자들과의 직접 접촉과 함께 수도권지역의 공장 등 산업현장, 각 직능단체 대표와의 만남 등에 치중하고 있다. 김 후보가 서울 등 수도권을 주요 활동반경으로 삼은 데는 세차례에 걸친 TV 토론회를 준비해야 할 시간도 고려됐다. TV토론이 부동층 흡수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TV토론회에 치중하고 경제 난 해결책 등 정책관련 기자회견을 자주 여는 등 ‘준비된 대통령’으로 서의 이미지를 적극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 후보는 지난 4일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대사와 상공인들이 초청한 조찬행사에 참 석해 국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관계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사진/서울 택시기사들과 만난 DJ. DJ는 수도권을 맡았다. )

지난 11월26일 법적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충청지역에 내려간 김종필 자 민련 명예총재는 충청권에서 ‘JP에 대한 기대’를 ‘DJ바람’으로 연결 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김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이렇게 만들어 놓은 사람들이 이제 와서 정권을 잡겠다고 뻔뻔스럽게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이회창 후보를 겨냥한 뒤 “정치박사인 김대중 후보, 행정박 사인 나, 그리고 경제박사인 박태준 총재 세 사람이 힘을 합치면 1년 반 내지 2년 내에 나라 경제를 벌떡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DJT연합에 대 한 기대감을 한껏 강조하고 있다. 충청권 대세몰이를 끝낸 김종필 명예총 재는 충청권에 이어 지난 5일부터는 강원도지역에 대한 유세에 나서는 등 중부권으로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김 명예총재가 강원권 공략에 나 선 것은 강원지역이 조순 한나라당 총재와, 자민련 후보로 당선된 뒤 한 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꾼 최각규 강원도지사의 정치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오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은 박태준, 대구는 박철언

박태준 자민련 총재는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을 중심으로 경북지역을 누비 고 있다. 박 총재는 “한나라당 이 후보는 현 정권에서 국무총리와 감사 원장, 여당대표와 총재 등을 지내놓고 경제난과 관련해 책임이 없다고 주 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나라를 붕괴시킨 김 대통령부터 한나라당 이 후보에 이르기까지 책임자들을 모두 끄집어내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며 이곳에서 이회창 후보의 상승세에 쐐기를 밖는데 앞장서고 있다. 박 총재의 경북지역 유세에는 대구·경북출신인 자민련 박준규 자민련 최고 고문과 김복동 수석부총재, 박철언 부총재, 최운지 최재욱 전 의원, 박정 희 전 대통령 조카인 박준홍씨 등이 대거 합류하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박철언 부총재가 지난 11월 말부터 상주하면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한 나라당은 YS의 몸통당”이라며 대구거리를 누비고 다니고 있다. 이에 한 나라당에서는 홍준표 의원을 긴급투입하는 등 ‘박철언 변수’에 골머리 를 앓고 있을 정도이다.

'DJT연대로 IMF를 조기졸업하겠다.’ DJT진영이 승리를 확신하는 선거구 호다.

김성호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