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경제

자동차 연료비, 걱정됩니까?

(사진/주유소에서 자동차 연료를 구입할 때 제휴카드로 계산하면 3%까지 할인혜택을 받는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부들 가운데 77%는 “자동차가 없을 때 불편함을 느낀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자동차가 이제 생활필수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은 것이다. 그런 가운데 환율급등으로 기름값이 큰 폭으로 올라 가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내년 초에는 기름값이 지금 보다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번 기회에 아예 차를 팔거나 가능 한 집에 두고 다니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기름값이 오르기는 했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차량유지비는 오른 폭만큼 절약할 수도 있다 .

우선 기름값은 정유사별로 큰 차이가 없으므로, 현금보다는 가능한 제휴 카드나 상품권을 이용하는 게 기름값을 아끼는 길이다. 카드사에 따라 조 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3%까지는 싸게 기름을 살 수 있다. 집 근처나 회사 근처에 셀프서비스를 통해 기름값을 깎아주는 주유소가 있는지 확인해 두 는 것도 좋겠다. 미리 행선지를 잘 파악함으로써 이리저리 길을 헤매면서 연료를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날씨가 차가운 겨울철이라고 해서 예열을 위해 엔진을 공회전하는 것은 연료낭비의 지름길이다. 아직도 승용차를 이용하는 주부 가운데 43.1%가 공회전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87년 이후에 출고된 승용차는 전자제 어식 엔진이어서 예열이 필요없이 천천히 출발하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환경부에 따르면, 10분간 공회전을 할 경우 휘 발유차는 3㎞, 경유차는 1.5㎞를 달릴 수 있는 연료를 소모하게 된다고 한다.

운행중에는 경제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혼잡한 도로에서는 빨라도 시속 6 0㎞,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80㎞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다. 고속 도로에서 시속 1백㎞로 달리면 시속 80㎞로 달릴 때보다 연료비가 20∼30 %나 더 든다. 수동변속차량은 속도 증가에 맞춰 신속하게 기어를 바꿔줘 야 하는데, 주행중에는 엔진에 무리가 없는 한 고단기어를 이용한다. 급 출발, 급가속도 삼가야 한다. 급출발은 한번에 10㏄, 급가속은 한번에 5 ㏄의 연료를 소비한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운전습관을 바꾸는 것도 좋을 것이다.

타이어의 공기압이 낮아도 쓸모없이 연료를 낭비하게 된다. 공기압이 정 상보다 30% 정도 부족하면 연료소모량이 5∼25% 많아진다. 트렁크에 쓸모 없이 물건 10㎏를 싣고 50㎞를 달리면 그냥 달릴 때보다 80㏄의 연료가 더 든다. 간단한 차량정비도 연료비 절감에 도움을 주는데, 에어클리너는 3천㎞를 달리고 난 뒤에는 한번씩 청소하고, 1만∼2만㎞를 달리고 나면 갈아준다. 또 냉난방기는 자동차의 속도가 시속 40㎞를 넘을 경우에 틀어 야 한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앞으로는 장거리여행을 할 때 승용차보다는 고속버스 나 열차 또는 항공편을 이용할 것이다. 연료비 상승분에다 고속도로 통행 료를 감안하면 4명 이상 승차하지 않는 한 별로 득될 게 없어졌기 때문이 다.

정남구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