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독자엽서

한겨레21 제185호를 읽고


대통령 후보의 가족이 궁금하다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기사를 재미있게 읽었다. 표지이야기 ‘심장이 터 질 듯한 마지막 승부’는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자료를 잘 정리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후보마다의 차이점이 명확히 드러 난 인터뷰를 함께 실어 도움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대통령 후보’ 역시 각 후보의 장점을 소개하고 자신이 추천하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 고 있어 가까이에서 후보를 이해하도록 했다. 이러한 기획은 정책의 차별 성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텔레비전 토론회 등과 비교했을 때 시사주간지 의 의미를 더욱 높이는 것이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후보들의 가 족을 상세히 소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공개하기는 했지 만 그것은 여전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부인이 나라를 뒤흔들고, 아들이 나라를 말아먹은 현실에서 대통령 가족의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후보의 가족, 특히 부인은 선택을 결정하는 주요 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김창희/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237-34


대선에서 경제파탄 심판하자

지금 우리는 이상한 현상을 보고 있다. 나라의 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들은 아직도 말이 없다. 더욱 가관인 것은 모든 원인을 국민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장본인들이 나서서 사과하며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게 올바른 순서다. 그러나 장본인들이 하고 다니는 꼴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지역감정이나 조장하고 다니면서 자신들만이 대 통령의 적임자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 이런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암 담한 미래를 기약할 뿐이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장본인들을 심판해야 한 다. 국민들은 두눈을 크게 뜨고 경제를 이렇게 망쳐놓은 주인공들을 색출 하여 유권자의 준엄한 한표로 심판해야 한다. 바로 그것이 이번 대선의 초점이 아니겠는가. 용서받지 못할 자를 용서한 지금, 우리는 혹독한 시 련을 감내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최종훈/ 광주시 북구 삼각동 594-3 상은종합장식


뒷전으로 밀린 동티모르의 진실

지구촌 ‘학살의 땅 동티모르’라는 기사를 보고서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 전쟁이 있는 곳에서 여성들의 몸은 다시 유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있다. 이미 며칠 전에 일간지에도 실렸지만, 그렇게 잔인 한 성폭력 장면이 드러난 모습을 큼지막한 컬러사진으로 장식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동티모르라는 이름도 생소한 피식민국가의 독립투쟁 이 야기와 상의가 벗겨진 여성에 대한 가혹행위를 담은 사진 가운데 어디로 독자들의 시선이 쏠릴까를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았을까. 돌아서면 여성 의 나체와 그에 대한 가학행위의 이미지만 남는 것은 아닐까.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잔혹한 행위를 당한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가 그렇게 공개되는 것을 본다면 어떤 심정일까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일간지에서 사진을 공개한 상황에서 동티모르의 상황에 대 한 자세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게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한상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 153 5/1


유혹적 이미지의 삽화에 불만

<한겨레21>이 도착하면 ‘역사 속의 여성’을 가장 먼저 만난다. 가부장 적 권위가 팽배해 있는 종교계에 있으면서 가장 마음 아픈 부분이 여성문 제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오래 전부터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다. 바 로 그 면의 삽화이다.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전통적 해석 가운데 하나가 여성을 ‘성적 유혹의 대상’ 혹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상대’라는 것 이다. 삽화에 나오는 여성의 얼굴은 항상 고양이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귀가 눈보다 높이 있는 것이나 눈 모양은 고양이를 빼닮았다. 인간보다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하는 동물의 얼굴을 한 여성, 유혹적인 이미지의 동 물의 얼굴…. 삽화를 그린 사람의 의도에 그런 숨은 뜻이 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주에도 ‘역사 속의 여성’을 따로 스크랩하면서 다음 주 삽화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생각해 본다.

윤우찬/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2가 4 아남아파트 101-1010


청소년이 본받을 사람 보고 싶다

문화의 ‘은밀한 성애에 햇살 비춘다’와 지구촌의 ‘학살의 땅 동티모르 ’는 서로 다른 두가지 시선이지만 슬프기는 마찬가지다. ‘성의 상품화 ’ 현장을 바라보는 느낌이 든 때문이다. 성을 분노의 대상으로 상품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포르노라는 게 표현의 자유를 말하면서 은밀히 성의 상품화를 부추긴다면 비난받을 일이다. 포르노물을 극장에서 상영하는 것 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포르노가 청소년들도 관심 을 갖고 보는 <한겨레21>에 버젓이 실릴 이유는 되지 못한다. 역사를 들 춰보면 한 시대가 망해갈 때마다 내면에는 사치와 향락, 분노가 넘쳤다. 그런 징후가 여기저기 보이는 가운데 <한겨레21>은 좋은 소식과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는 ‘큰 바위 얼굴’이 되었으면 한다. 청소년들의 본보기 가 될 수 있는 아름다운 얼굴을 찾아주기 바란다.

김미숙/ 경북 안동시 안막동 73 길원여고


이영철 시인을 서점에서 만나련다

요즘 <한겨레21>을 읽으면 눈물나는 사연이 꼭 한두가지씩은 있다. ‘인 물탐험’은 매번 그런 느낌을 안겨주곤 한다. 혼혈아 시인 ‘제미’ 이영 철. 움직임조차 자유롭지 못한 그를 지금껏 보살펴온 숱한 사람들. 어머 니와 이웃 사람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그가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어준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그가 있지 않았을 까 한다. 그렇게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게 눈물나도록 감사한 느낌이다 . 더욱이 우리는 그저 그의 시를 그냥 문자로만 쉽게 읽어서는 안 될 것 만 같다. 정상인들에게 읽고 쓰는 일이야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 지만 그의 시는 한마디 말을 하기 위해 온몸을 쥐어짜내는 사정을 생각해 야 한다. 그의 시 한줄한줄이 피를 토해내는 작업임을 깨달으며 읽어야 할 것이다. 그의 어머님에게 더욱 큰 박수를 보낸다. 그의 시집제목이나 출판사에 대한 소개가 없어 아쉬웠지만, 당장 서점에 가서 구해 볼 작정 이다.

김경자/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2동 1471-8 골든아파트 110호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8일 제 1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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