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사람이야기

영원히 남게 된 이름, 레이건

내년에 대한항공을 타고 미국 워싱턴에 내렸을 때 로널드 레이건 공항이 라는 생소한 이름을 대한다면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

워싱턴 내셔널공항의 이름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 재명 명하도록 하자는 제안이 11월22일 미 공화당 주지사 32명의 모임에서 만 장일치로 채택되면서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공항’이란 이름이 현실적 무게를 갖게 됐다. 한달 전 ‘새로운 세금 절대반대’를 주장하는 ‘세제 개혁을 위한 미국인의 모임’이란 단체가 상하 양원에 제출했을 때만 해 도 거의 주의를 못 끌던 관련법안의 의회통과가 이제 시간문제로 다가오 게 됐기 때문이다.

수도 워싱턴의 인접주인 버지니아주의 조지 알렌 주지사가 주도한 이번 발의에 대해 미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의 의회지도자들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어 어느 때보다 통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뉴트 깅리치 하원 의장은 내년 2월6일 레이건의 87회 생일 이전에 하원에서 표결에 붙이도 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종 서명권자인 빌 클린턴 대통령쪽이 이 제안에 대해 언급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내보였을 뿐이다.

알링턴 국립묘지 근처 포토맥강가에 위치한 내셔널공항은 연방정부 소유 로 개항 56년 동안 수도 공항당국이 댈러스 국제공항과 함께 관리하면서 주로 국내선항공사들이 취항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4억5천만달러를 들 여 새로운 청사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댈러스공항에 버금가는 국제공 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89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제40대 미국 대통령 레이건의 이름은 이미 일 리노이주의 다리, 뉴욕시의 거리, 오하이오주의 고속도로 등에 붙여졌고, 82년 총격을 받고 치료를 받았던 워싱턴대학 대학병원 내 긴급의학연구소 는 레이건 연구소로 개칭됐다. 2000년에는 핵항모 레이건호가 취역할 예 정이고, 워싱턴 국제무역센터 옆에 거대한 레이건 빌딩이 신축중이다.

그러나 살아 생전에 자신의 이름이 기념비적 이름으로 남겨지고 있지만 정작 당시자인 레이건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 다. 지난 94년부터 알츠하이머병(치매)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레이 건은 최근 병세가 악화돼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 고 있는 형편이다.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의 환호에 답하기는 하지만 왜 자 신이 환영받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류재훈 기자/ 한겨레 국제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04일 제 1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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