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쑥덕공론

박찬종 오락가락 행보는

박찬종 한나라당 고문은 한나라당에 남는 걸까 떠나는 걸까. 박 고문은 얼마 전 선대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한나라당 6층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철수한 뒤 명확한 태도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애매모호한 행 보만 취하고 있다. 박 고문은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가 그의 자택인 돈암 장을 서너차례 찾아 합류를 요청해도 딱 부러진 대답을 하지 않았다. 또 이회창 후보쪽의 협력 요청에도 묵묵부답이다.

그의 측근들은 당 잔류설에서부터 탈당설, 독자출마설 등 많은 추측이 난 무해도 “당을 떠나지는 않을 것 같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 럼 이회창 후보를 도울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아직 뭔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은 것 같다”라는 답변이다. 무언가 협력의 조건을 내세우고 있 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정가의 유력한 한 소식통은 “박 고문이 이회창 후보를 돕는 조건으로 국회의원직 승계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 국구 승계 순위 두번째인 박 고문쪽이 자신의 의원직 승계를 위해 이 후 보의 의원직 사퇴에 이어 이 후보의 측근인 황우여 의원도 결단하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헌법기관인 의원을 타의 로 사퇴시키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는 비판 때문에 벽에 부딪힌 것으 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보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다음달 확정판결 을 앞두고 있는 정재철 의원을 일찍 ‘퇴진’시키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 다는 후문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정치지도자가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꼴불견이지만, 인위적으로 의원직을 승계받으려는 발상은 정 말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종철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04일 제 1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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