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
|
검은 월요일이었다.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날이었다.
하한가 8백25개를 비롯 8백94개 종목의 주식의 값이 폭락했다. 종합주가 지수가 34.79포인트 하락해 450.64를 기록, 지난 87년 7월9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으로 금리 상승, 땅값 폭락 등 복합불황과 한계기업 도산이 예상되자 도산 우려가 있는 중소형 개별 종목들에 대한 투매성 물량이 쏟아진 탓이다. IMF 지원자금신청으로 진정세를 보이던 원화환율도 달러당 1천1백원대로 올라서며 금융시장은 극도의 난조에 빠지고 있다.
총외채 1천1백억달러, 현 외환보유 3백5억달러 중 절반 실제 사용 불가, 97년 말까지 외채상환 2백억∼3백억달러, 12개월 이내에 만기가 되는 채 무 7백억달러. 한국경제의 현주소다. 경제파탄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정부 는 손을 들어버렸다. 우리의 경제주권은 낯선 외국인들의 손에 넘어갔고 경제의 시간은 한참을 거슬러올라갔다.
명동 증권가의 한 귀퉁이에 걸린 광고판이 유달리 눈에 거슬리는 하루였 다.
사진·글 이진홍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04일 제 18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