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표지이야기/후보 약점

이회창/친인척 병역문제도 덫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약점)은 ‘아들병역’문제다. 지난 7월 당시 신한국당 후보로 선출된 뒤 하늘 높을 줄 모르게 치솟던 이 후보의 인기는 아들의 병역면제 파동으로 하루아침에 곤두박질했다. 지난 7월 이 후보의 지지도는 50%를 상회했으나 병역파동을 거치면서 8월 들어서부터는 1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병역문제의 어두운 동굴에서 서서히 빠져나와 비약적인 약진세를 보 이고 있으나 여전히 이 후보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남아 있다. 병역파 동은 이 후보의 두 아들인 큰아들과 작은아들이 모두 병역면제를 받았다 는 어쩌면 ‘단순한’ 사실에서 시작됐다. 아직 두 아들이 불법적으로 면 제를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후보쪽에서는 “원래 두 아들이 신체가 허약했다”며 합법적인 군면제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 후 보의 큰아들인 정연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원봉사활동을 위해 나 환자촌이 있는 소록도로 떠났다.


“1대독자를 2대독자 둔갑시켰다”

병역문제가 이처럼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것은 두 아들이 모두 면제를 받았다는 사실 이외에도 면제이유가 체중미달이라는 점이 뇌관으로 작용 했다. 일반 국민 사이에서는 이 후보 자신이 판사출신이고, 이 후보의 부 친도 검사인 상류층 집안의 아들이 몸무게가 적게 나가서 군에 안 갔다는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뿐 아니라 국민신당은 최근 다시 이 후보의 병역문제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에는 이 후보 장남의 병역관계뿐 아니라 친인척의 병역문제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큰아들 정연 씨의 체중조작의혹에 이어 작은아들 수연씨의 키조작의혹이 새로이 제기 돼 파장을 넓혀가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수연씨는 지난 90년 1 월 최종신체검사에서 신장 1백65cm에 체중 41kg으로 면제판정을 받았으나 93년 6월부터 근무한 효성생활산업 입사기록엔 신장 1백60cm, 체중 48kg 으로 돼 있음을 회사 인사관계자로부터 확인했다”며 “신장이 1백60cm일 경우 체중이 41kg이더라도 현역판정대상이기 때문에 신장을 조작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 후보 본인과 가족 은 물론 처가 및 사돈 가족의 20∼30대 장정 10명 가운데 정상적으로 현 역복무를 마친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다”며 “이 총재 두 아들과 사위 최명석씨, 부인 한인옥 여사의 조카 정수씨 등 처가쪽 4명, 사돈 이봉서 씨의 조카 성혁씨 등 8명이 각각 체중미달, 시력장애 등으로 현역복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 여사의 사촌 주현(27)씨는 호적 상 1대독자임에도 2대독자로 둔갑시켜 6개월 방위소집을 받았다”며 “수 연, 주현씨의 사례는 명백한 병역법 위반이므로 이들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신당도 “이 후보의 친·인척 일가의 아들들이 무더기로 면제받은 진상을 공개하라”며 국민회의 공세에 가세하고 있다.

이 후보 아들과 친인척의 병역문제는 이 후보의 집안이 일반국민들과는 다른 상류층 집안이라는 이미지와 중첩되면서 이 후보에게는 대선 문턱을 넘는데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성호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04일 제 185호


커버스토리 포커스 문화시대 특집 지난호 전체보기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