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내가 좋아하는 대통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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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길/ 탤런트
이회창 후보를 직접 대면한 것은 지난 8월 문화방송의 아침프로인 <임성 훈입니다>에서였다. 각당의 예비 대선후보들을 초청해 인생관과 가족 이 야기 등을 듣는 시간이었다. 나는 당시 이회창 후보를 ‘혼내는’ 패널로 선정되는 바람에 방송 준비관계로 사전에 몇차례 이 후보를 만났다.
이 후보에 대한 첫인상은 ‘선비처럼 단아한 분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오랫동안 법관생활을 해 온 분이라 딱딱하고 차갑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구기동 자택에서 그리고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나의 이러한 선입견을 무색케 했다. 가식없는 태도와 부드러움 은 오히려 ‘이분이 정말 대쪽이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 할 정도였다.
예술적 감각에 친밀감
특히 이 후보가 음악, 그중에서도 가곡을 좋아하는 등 예술적 감각을 갖 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30여년간 문화계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친밀감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이런 분이 중요한 위치에서 일을 하시면 우리 문화 예술이 큰 발전을 이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늘 이런 글을 쓰게 된 것도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이 후보 같은 분이 중요한 몫을 한다면 우리 사회를 잘 이끌어갈 것이라는 믿음에서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여파로 한두 사람만 모이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의 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또 요 며칠 사이 외환을 비롯한 금융위기까지 겹쳐 우리가 혹시 제2의 멕시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많은 분들이 여 기에 대한 여러 가지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을 갖게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의 중심을 바로잡아줄 지도자가 필요하다 는 생각이다. 중심이 되는 사람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시류에 따라 변 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 입각한 판단을 하는 모습을 보일 때 사회 구성 원의 지지와 협력을 얻을 수 있다. 이 후보는 우리에게 과거 법관으로서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남다른 소신과 용기, 정의감을 보여 주었다. 또 감사원장과 국무총리, 집권당 대표 등을 거치면서 항상 자신 의 온힘을 바쳐 위기를 극복해 낸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이 후보의 이 런 청렴결백하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은 곧은 모습이 좋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법대로’가 세간에서 말하는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 유죄(無錢有罪)’같은 법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인 간을 존중하는 법이기 때문에 더욱 좋다.
이 후보를 좋아하는 또다른 이유는 그가 원칙만을 갖춘 것이 아니라 따뜻 하고 넓은 가슴을 가진 분이기 때문이다. 법관시절 혹시라도 있을 수 있 는 불이익을 막기 위해 모든 사건을 꼼꼼하게 자신이 직접 다시 검토했다 든지, 다른 집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자신의 집 앞에 있는 쓰레기처리장소 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극구 만류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 후보 의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졌다.
나는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비의 곧은 마음 과 따뜻한 가슴을 갖춘 이 후보 같은 분이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04일 제 18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