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승리전략

김대중/DJT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사진/국민회의는 지역대결구도 반격에 대해 호남+충청+영남의 DJT 지역연합으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는 본격적인 득표전에 들어가면서 분야별 공략목표 를 분명히 하고 있다. 김 후보는 해방 후 최초의 여야간 ‘정권교체’라 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각종 공약을 개발해내고 있 다.

김 후보의 선거전략은 직능별, 세대별, 지역별 전략으로 세분화 된다. 분 야별 전략의 바탕에는 ‘DJT(김대중-김종필-박태준)연대’라는 기둥이 버 티고 있다.

‘정권교체’실감나는 공약 제시

직능별 전략은 구체적인 공약이 그 핵심을 이룬다. 직능별 현안들에 대한 해결책을 ‘피부에 와닿는 공약’으로 제시함으로써 이해집단의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대폭 해 제와 농가부채 탕감, 노동자 정치참여 보장 등이다. 그동안 취약분야로 여겨졌던 군에 대해서는 공평한 인사와 군의 자존심을 살려준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서 “연말 대선에서는 농업문제를 가장 잘 아는 후보, 농어촌에 희망과 발전을 제시 하고, 농어촌을 살리려는 정당을 선택해 줘야 한다”며 “집권하면 농가 부채를 획기적으로 경감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이나 학연 등 연고에 따른 지지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혜택을 주는 후보를 뽑아달라 는 호소다.

세대별 공략은 ‘노장층 통합’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인제 후보의 세대교체나 이회창 후보의 3김청산에 맞서 세대간 통합을 주창하고 있다. DJT의 경륜과 젊은층의 진보성을 결합시키겠다는 것이다. 다른 후보의 분 열지향적 캐치프레이즈에 맞서 통합의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보수와 개혁세력을 양날개로 하고 노인층과 젊은층을 모 두 공략하려는 야무진 의도가 포함돼 있다. 국민회의는 DJT연대로 인한 젊은층의 일부 이탈 가능성을 우려해 국민통합추진회의 영입자들을 활용 한 개혁성 보완작업에 나섰다. 국민회의 소장층 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인 ‘열린정치포럼’과 ‘21세기푸른정치모임’ 및 최근 입당한 통추 입당자 들이 22일 단일개혁세력으로 ‘21세기 개혁연대’를 발족시킨 것도 변화 를 지향하는 젊은층을 겨냥한 것이다.

지역별 공략은 김 후보가 가장 고심하는 대목. 역대 선거가 항상 지역대 결구도로 진행되면서 결정적인 피해를 봤다는 게 김 후보 진영의 자평이 다. 김 후보의 지역별 공략은 바로 이 지역대결구도를 깬다는 목표 아래 추진된다. 영남권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점은 어느 때보다 유리한 조건으 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오랫동안 공들여온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지역이 한나라당의 ‘영남단결론’ 주장 이후 일부 흔들리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또다시 지역대결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과거와 다른 것은 지역대결구도에 마냥 몸을 움츠리지만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한 나라당이 영남단결론으로 선거판도를 지역대결로 몰아갈 경우 분열이냐 통합이냐라는 이슈를 전면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특히 분열조장 움직임 이 나타날 경우 즉각 정면대응하기로 하고 최근 한나라당 김윤환 선대위 원장의 ‘영남권대동단결론’을 정면에서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92년 대 선 막판에 터져 손쓸 틈도 없이 당한 ‘초원복국집’ 사건이 재발되기 전 에 지역감정 조장의 싹을 초기에 잘라버린다는 생각이다. 최악의 경우에 는 한나라당을 TK정당으로 몰아쳐 TK와 PK를 분리시킨다는 방안도 고려하 고 있다.

“영남권 양식있는 유권자에 호소…”

국민회의가 지역대결구도에 대해 정면에서 대응하기로 한 것은 나름대로 의 자신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 박태준 총재와 의 ‘DJT연대’를 통해 호남지역을 뛰어넘어 충청과 영남 일부까지 지역 적 지지기반의 외연을 넓혔다고 보고 있다. 과거처럼 일방적인 피해를 보 는 호남대 비호남 대결구도는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김영환 총재 비서실차장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3김청산’은 지역주 의에 뿌리를 두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우리는 영남권의 양식있는 유권 자와 수도권 지식인들에게 호소하는 방법으로 지역주의를 정면 돌파할 것 ”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의 지역별 공략의 기본 뼈대는 DJT연대에서 시 작된다. 한나라당의 영남단결론으로 대표되는 지역대결구도 기도에 대해 서는 호남+충청+영남의 DJT 지역연합으로 맞서 ‘지역분열세력’과 ‘지 역통합세력’ 사이의 싸움으로 몰아간다는 것이 국민회의의 전략이다. 국 민회의와 자민련 공동 선대위는 김대중 후보는 호남과 서울·수도권을 맡 고,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충청권, 박태준 자민련 총재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을 맡는다는 사실상 지역별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 6g

김성호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