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승리전략

이회창/역전승, 영남에 달렸다?

(사진/이회창 후보쪽은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역전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장담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전략은 한마디로 ‘막판 뒤집기’다. 후보 등록 일을 전후로 확실한 2위로 올라선 다음 12월18일 김대중 후보에게 역전승 을 거둔다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쪽은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역전의 발판이 마련됐다 고 분석하고 있다. 합당 성사로 그동안 10%선에 불과하던 지지율이 20% 중반으로 껑충 뛰어올랐으며, 집단 탈당설이 나돌던 민주계 의원들이 전 원 잔류선언을 했다. 또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 등 정계원로들의 이회창 후보 지지 선언도 이어졌다. 홍성우 변호사와 제정구 의원, 이철 전 의원 등 개혁적인 인사들도 이 후보쪽에 가담했다. 몸집이 크게 불어난 것이다 .

지구당별로 1천만원씩 조직가동비

이 후보는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당의 기간 조직을 가동시키는 데 총력 을 기울일 방침이다. 그동안은 당의 내분으로 2백53개 지구당이 사실상 ‘열중쉬어’ 상태에 있었다. 일단 지구당의 기간 조직이 움직이기 시작 하면 바닥 여론도 금방 좋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나라당은 11월18일 정기국회 휴회 이후 중앙당의 필수 당직자만 제외하고 모든 의원들을 지 역으로 내려보냈다. 지구당별로 1천만원씩의 조직가동비도 제공됐다. 백 남치 조직본부장은 “당원 연수 등을 꾸준히 해왔으나 그동안은 당 내분 등으로 솔직히 조직이 움직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 후보의 지지율 이 올라감에 따라 공조직이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 본부장은 “요 즈음은 특히 지구당의 간부나 당원들이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왜 열심히 뛰 지 않느냐고 채근할 정도”라면서 “조직이 움직이면 1위를 따라잡는 것 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지구당 조직의 가동과 함께 직능 조직을 활성화시켜 사회 각 직능분야 공략도 병행해나갈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사회 각 분야의 1천여 개 단체들을 정책과 일반, 특수, 경제, 문화체육, 종교 등 10개단으로 묶 어 ‘관리’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중 특히 신경쓰는 것은 택시기사와 보험회사의 생활설계사, 아파트관리소장 등 일반시민들과 접촉이 많은 직 업인들이다. 한나라당은 이들 특수 직업인 5백∼7백명정도씩으로 각각 구 전 ‘홍보단’을 구성해 선거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기연예인들로 구성된 연예인 봉사대도 유세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여권 텃밭 ‘영남 지키기’ 총력

한나라당은 이와함께 이번 선거도 결국 막판에는 지역전 양상이 될 것으 로 보고 여권의 텃밭인 ‘영남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후 보쪽은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 노선을 걸은 이후 대구 경북지역은 확실하 게 잡은 것으로 보고 현재 부산 경남지역 껴안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후 보쪽은 부산 경남의 경우 현재 이인제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당 잔류를 택한 민주계 의원들이 적극 나서 현지에서 뛸 경 우 곧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부산출신인 박종웅 의원 은 “부산 경남에서 이회창이냐 이인제냐 하는 것은 개인적인 선호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누가 김대중 후보를 이길 수 있겠는가에 달려있 다”면서 “현재 이회창 후보가 이인제 후보를 추월하는 추세에 있는 데 다가 잔류한 의원들이 현지에서 뛰면 이회창 후보에게 표가 몰릴 가능성 이 크다”고 말했다. 김윤환 공동선대위원장이 11월18일 경남 필승결의대 회에서 “우리가 남이냐. 영남인이 단결해 이회창 후보를 당선시키자”며 지역감정을 자극한 것은 영남 지키기 전략의 일환이다.

한나라당은 영남 지키기에 이어 조순 총재의 고향인 강원과 이회창 총재 의 고향인 충청 공략에 나섰다. 11월21일 한나라당 창당대회를 대전에서 연 것은 바로 중부권에서의 바람몰이를 겨냥한 것이다. 강원은 조순 총재 를 내세워 고향사람 밀어주기 운동을 벌일 계획이며, 가장 중요한 수도권 은 김덕룡 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당내 개혁적인 세력을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김종철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