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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버스 타고 `국민 속으로'

(사진/이인제 후보는 공식 선거유세기간중 활용할 TV광고에서 '젊음'을 클로즈업시켰다. 광고촬영 직전 분장을 하고 있다.)

국민신당의 이인제 후보는 11월21일 당사 앞에서 버스를 타고 지방으로 떠났다. 그의 ‘여행’은 다른 후보들과 달랐다. 그는 텔레비전 토론회 때를 제외하고는 서울로 올라오지 않겠다는 말을 남겼다. 다른 모든 일정 은 당연히 취소됐다. 대신 그는 농촌과 중소도시 등 국민이 있는 삶의 현 장을 찾아 국민과 함께 하는 선거운동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조직보다는 홍보에 역점

김영삼 대통령이 금융위기와 관련해 3당 후보와 총재를 초청해 개최한 영 수회담 참석을 거부한 채 지방으로 떠난 이 후보는 이날 또다른 약속 한 가지를 내놓았다. 호텔에서 숙박하지 않고 서민들이 이용하는 여관에서 먹고 자겠다는 것이었다. 이 후보쪽은 이를 한마디로 ‘브나르도’ 즉, ‘국민 속으로’ 운동이라고 불렀다. 이인제 후보의 앞으로 전략이 잘 드 러나는 대목이다.

조직과 자금에서 현저하게 약세인 이 후보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마지막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시도별 필승결의대회를 예정했다가 고비 용 정치 타파를 내세우면서 포기한 것도 사실 조직동원의 어려움과 자금 부족 때문인 알려졌다. 박범진 사무총장은 필승결의대회 취소와 관련해 “기존 정당처럼 대규모 집회로 선거운동을 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면서 “후보가 직접 발로 뛰는 소규모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때문에 이 ‘국민 속으로’ 운동을 통해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 를 확실하게 이룬다는 계획이다. 박홍석 기획본부장은 “다른 당의 선거 운동이 당원들을 행사에 동원하는 등 당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데 비해 우 리는 조직 중심이 아니라 후보가 직접 국민을 만나 대화하고 의견을 수렴 하는 쌍방향 선거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알 수 있듯 이 후보는 ‘바람’에 크게 기대고 있다. 세대교 체를 캐치프레이즈로, 지치지 않는 ‘젊은 대통령’임을 내세워 조직의 열세를 극복한다는 것이다. 현역 의원 영입 작업이 주춤해지면서 2백53개 지구당 가운데 1백40여개 지구당만 간신히 조직책이나 선거대책위원장을 선정했을 뿐 나머지는 조직을 포기한 상태이다. 따라서 조직보다는 홍보 쪽에 역점을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홍보전략의 핵심은 ‘젊 은 대통령’론이다. 공식적인 선거 유세기간 동안 사용할 TV 광고에서도 모두 ‘젊음’을 클로즈업시켰다. ‘세계의 지도자편’에는 클린턴 미 대 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수상 등을 등장시켰으며, ‘마라톤편’에는 이 후보가 임기 5년간 쉬지 않고 뛰는 모습을 담았다.

이 후보쪽은 같은 맥락에서 세대별로는 20,30대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 다. 이들을 확실한 지지세력으로 묶어둬야 이회창 후보와의 2, 3위 경쟁 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인제 후보의 한 측근은 “ 최근 한나라당과 국민회의가 제기한 김 대통령의 신당지원설로 인해 중장 년층의 표가 부동층으로 많이 돌아섰으나 20, 30대층에는 동요가 훨씬 적 었다”면서 “세대교체를 갈망하는 젊은 표들이 이 후보의 기본재산인 셈 ”이라고 말했다.


“YS와는 다르다” 차별화 작업

국민신당은 이와함께 지역별로는 부산 경남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 다. 이번 대선의 첫째 관문인 이회창 후보와의 2, 3위 싸움은 결국 부산 경남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후보 의 한 핵심측근은 “부산 경남의 정서는 현재 민주계 의원들의 한나라당 잔류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때문에 이회창 후보쪽으로 기울 기는 어렵고 결국 김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인 이인제 후보를 계속 지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국민신당은 김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로 비춰진 것이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고 보고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신당이 최근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한나라당이야말도 YS 심복들이 전원 잔류 하고 있는 등 ‘YS 본당’”이라고 공격하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이인제 후보도 금융위기에 대한 현 정부의 책임을 맹공하는 등 김 대통령 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에 나섰다. 현정권과의 차별화를 통해 후보의 자주 적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김종철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04일 제 1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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