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사람이야기

과학기술 민주화운동합시다

“대형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여론은 ‘인재냐 아니냐’에 초점을 맞춥니 다. 과학기술은 좋고 선한데 사람들이 기술을 잘못 이용했다는 것이죠. 이제는 현존 과학기술의 근본적 궤도수정, 즉 더 인간적이고 생태친화적 인 과학기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사람좋게 생긴 김환석 교수(43·국민대 사회학)가 요즘 사람 모으기에 정 신이 없다. 오는 11월22일 출범식을 치를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모임 ’(가칭·이하 모임)의 창립회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는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해서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이라 고 주장한다. 그저 당위적 차원의 주장이 아니다. 그가 보기에 과학기술 은 자체의 효율성에 근거해 중립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과학기술 의 형성과 발전에는 사회 각 집단의 영향력이 반드시 개입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과학기술은 각 세력의 이해갈등이 반영된 사회적 구성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과학기술정책은 엘리트적·관료주의적으로 결정돼 과학기술 에 반드시 담겨야 할 ‘공공 책임성’이 빠져 있다고 비판한다. 첨단사회 라면서도 최근 대형 참사가 잇따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과학기술이 시민의 삶을 구석구석 지배하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특히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생명공학 등의 첨단 과학기술은 인 류의 미래를 좌우할 가공할 파괴력을 지니게 됐죠. 이제는 시민이 나서야 합니다.” ‘…모임’이 참여사회시민연대의 산하기구로 창립하기로 한 것도 학자나 연구자 중심의 운동보다는 시민사회단체와 결합한 운동이 시 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모임’은 앞으로 서구의 합의회의, 과학상점, 참여설계 등과 같은 과학기술정책 결정에서의 시민참여방안 마련, 교육홍보사업, 국제협력사업 등을 펼쳐 과학기술 엘리트주의를 잠재울 ‘기술시민권’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문의 02-723-5300, 참여연대 이대훈 사무처장)

이제훈 기자/ 한겨레 생활과학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06일 제 1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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