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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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우가 내년에 출시할 미니밴형 경차 디아트.)
“고연비와 저공해의 환경친화형 자동차로 승부한다.”
21세기를 주도할 미래형 승용차가 갖춰야 할 핵심 컨셉이 ‘환경’으로 제시됐다.
도쿄에서 서쪽으로 37㎞ 떨어진 치바(天葉)현 마쿠하리(幕張) 컨벤션센터 . 바다를 매립해 세운 이곳 거대한 전시장에서는 지난 10월24일부터 제32 회 도쿄 모터쇼가 열리고 있다. 도쿄 모터쇼는 디트로이트, 프랑크푸르트 와 함께 세계 3대 모터쇼 중의 하나다. 오는 11월5일까지 계속될 이번 모 터쇼에는 전세계 14개국에서 3백30개에 달하는 자동차 관련업체들이 참가 해 열띤 분위기를 연출중이다. 모터쇼의 꽃이라 불리는 승용차 부문에 출 전한 업체만 40개. 일본의 도요타, 닛산, 혼다, 미쓰비시 등을 비롯해 미 국의 포드, 크라이슬러, 유럽의 벤츠, 베엠베(BMW), 폭스바겐 등 전세계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거대 자동차업체들이 망라됐다. 국내에서도 완성차업체인 현대, 대우, 기아가 참가해 세계 6대 자동차 생산대국으로 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저가격 고품질 차는 꿈이 아니었다
(사진/기아가 11월 초 출시할 다용도 미니밴 카니발.
)
이번 도쿄 모터쇼의 주제는 ‘하나의 세계, 하나의 인류, 하나의 쇼’(On e world, One people, One show). 모터쇼를 자동차와 사람들이 하나가 되 는 ‘만남의 장소’로 승화시키겠다는 꿈이 담겨 있다.
도쿄 모터쇼가 21세기 미래형 자동차에 새롭게 제시한 화두는 ‘환경’. 차량 몸체를 줄이면서도 편의성이나 쾌적성에서는 큰 차에 비해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이른바 ‘더 작으면서도 강한 차’와 레저용차(RV)나 다 용도차(SUV)가 각광받은 다른 주요 모터쇼의 흐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환 경친화형이라는 요구가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환경친화적이고 안정성이 높은 차에 대한 욕구는 90년대 들어 세계 주요 모터쇼의 공통된 현상이었 으나 실용화하기에는 너무 찻값이 비싸다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도쿄 모터쇼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이제 저가격에 고품질을 함 께 갖추는 미래형 차가 단순한 꿈이 아님을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또 이 번 도쿄 모터쇼는 출품차량 홍보를 위해 출전한 컴패니언걸들의 의상과 행동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그들의 짧은 스커트와 몸에 착 달라 붙는 원피스, 현란한 율동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 연비가 높으면서도 배기가스가 적 게 배출되는 환경친화형 자동차와 엔진을 대거 선보이며 21세기에도 전세 계 자동차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과시했다. 가장 각광을 받은 차는 하이브리드 엔진을 갖춘 도요타의 4도어 세단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는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동력으로 쓰는 엔진으로, 지 구 온난화현상의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는 이산화탄소(CO2) 배출 억제와 에너지 보존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형 차로 평가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으로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판되는 프리우스는 연비가 리터당 28 ㎞로 기존 가솔린엔진보다 두배 가까이 높고, CO2 배출량은 기존 자동차 의 절반에 불과하다. 탄화수소(HC),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배 출은 현행 규정량의 1/10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도요타는 밝히고 있다. 소비자가격이 대당 2백15만엔 가격으로 책정된 프리우스는 올 12월10일부 터 전세계를 대상으로 일제히 판매에 들어간다. 연료로 메탄올을 사용하 는 연료전지차(Fuel Cell Electric Vehicle)도 도요타의 야심이 담긴 저 공해차다. 21세기 초 시판을 목표로 하는 연료전지차의 CO2 배출량은 가 솔린 차량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도요타는 초소형 2인승 전기자동차 ‘ 에콤’도 선보였다. 각 가정에서 100V 전류로 바로 충전할 수 있어 출퇴 근용의 보조차로 제격이다.
첨단기기로 무장해 운전자 안전 보장
닛산이 출품한 전장 2.5m의 2인승 초소형 전기자동차 ‘하이퍼미니’ )도 환경친화형 컨셉카다. 주로 근거리 쇼핑이나 출퇴근용에 주안점을 둔 하이퍼미니는 리튜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1회 충전에 1백30㎞ 속도 로 주행할 수 있다. 닛산이 선보인 6인승 다용도 왜건 ‘스타일리시6’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스타일리시6는 각종 첨단기술을 응용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이번 도쿄 모터쇼의 또다른 화두인 ‘안 전성 강화’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 운전자가 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 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안전시스템이나 전방과 후방을 볼 수 있는 모 니터, 전방경고시스템 등이 그 예들이다.
(사진/도쿄 모터쇼는 저가에 고품질의 미래형 차가 현실로 다가옴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친환경적이며 안전성을 높인 신차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
혼다는 J로 시작하는 4가지 시리즈 자동차 J-VX, J-MW, J-WJ, J-MJ를 출 품했다. “작은 것이 좋다”는 컨셉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 차량은 각각 미니밴과 왜건, 산악용차의 장점을 하나로 결합시킨 것들이다. 경량 스포 츠카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 J-VX는 직접연료분사 방식의 1,000cc 3기통 VTEC엔진과 하이브리드의 하나인 IMA 시스템이 실려 있어 환경친화성과 고효율이 특징이다. 이 차의 연비는 리터당 30㎞로 도쿄 모터쇼에 출품된 차량 가운데 이 방면에서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J-MW는 신세대 가정에 어 울리는 다목적 왜건으로 승용차의 안락성과 미니밴의 공간 효용성을 결합 시켰다.
지난 87년부터 HSR 시리즈를 내놓기 시작한 미쓰비시는 이번 모터쇼에서 최신형인 HSR-Ⅵ를 선보였다. HSR-Ⅵ는 효율적인 주행과 데이터통신, 에 너지 보전을 위한 각종 첨단기기로 무장해 안전성과 환경친화성이라는 HS R 시리즈의 특징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무인 자동운전 차량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또 배출가스를 30% 줄이면서 연비는 30% 이상 높인 직접 분사식(GDI)엔진을 장착했다.
마쓰다는 MV-X, SW-X, MS-X의 세 가지 컨셉카를 내놓았다. 다용도 미니밴 인 MV-X는 좌석을 방수처리해 특히 해양스포츠용으로 적합하도록 했다. 뒷좌석에서는 텔레비전은 물론 비디오게임, 비디오카세트, 디지털비디오 디스크 등 각종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다.
각국 신형차 공개하며 일본시장 공략
원래 도쿄 모터쇼가 일본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안방이지만 포드, 벤츠, 폭스바겐 등 미국 및 유럽 업체들도 자동차 보유대수가 7천만대에 달하는 일본 자동차시장을 노리고 야심작을 선보였다. 포드는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4인승 승용차 Ka를 일본시장 공략을 위한 주력무기로 내놓았다. 전 장이 3.6m로 포드가 자랑하는 Endure-E 엔진을 장착한 Ka는 유럽 소형차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74년 첫선을 보인 뒤 지금까지 1천7백만대 이상이 팔린 골프 시리즈의 최신판 골프Ⅳ를 내놓았다. 차체를 완전 도금처리해 12년 간 차체부식방지를 보증하는 골프Ⅳ는 내년 봄 일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 로 나설 계획이다.
(사진/벤츠가 처음으로 공개한 신형 최고급 승용차 메이바호. )
벤츠는 신형 최고급 승용차인 ‘메이바하’를 최초로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12기통 5,800cc의 고성능 엔진을 얹은 메이바하는 연비를 개선하 고 가스배출량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벤츠는 또 C-클래스에 필적할 정도 로 내부공간이 쾌적한 콤팩트카 A클래스를 출품했다. A클래스는 뒷좌석과 앞좌석을 떼어낼 수 있도록 해 차량 소유자가 내부공간을 자유로이 이용 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99년 일본에 대한 국내 자동차시장 개방을 앞두고 있는 긴장감을 늦 추지 않고 있는 국내 업체들 중에서는 현대, 대우, 기아 등 3개사가 참가 했다. 현대는 지난 10월 초부터 판매를 시작한 미니밴형 경승용차 아토스 와 함께 스타트렉(H-1), 티뷰론(쿠페), 소나타Ⅲ, 아반테투어링(엘란트라 왜건) 등 5개 차량을 선보였다. 대우자동차는 미니밴형 경차 M-100과 중 형급 세단 레간자 등을 선보였다. 일본시장 진출을 추진중인 기아는 11월 초에 출시할 예정인 다용도용 미니밴 카니발과 스포츠형 컨셉트카 KMS-Ⅳ , 세피아Ⅱ 해치백, 스포츠카 엘란(비가토), 스포티지 2도어 등 5개 모델 을 출품했다.
도쿄 치바=곽정수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06일 제 1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