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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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의 상징인 탑골공원. 민가협의 ‘목요집회’가 열린 지난 10월23일 일본인들이 그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고 일본의 책임을 주장했다. 와타나베 겐쥬 사무국장은 신가이드라 인으로 한반도가 전쟁의 위험에 처했음을 경고하고 일본이 한반도 분단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만큼 거기에서 비롯된 양심수 문제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 일본에서는 어떤 활동을 벌이고 있는가.
= 재일 한국인 양심수의 석방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보다는 신가 이드라인의 무력화를 위해 여러 단체들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 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은 피해자 의식만 내세웠지 가해책임은 회피하는 데 급급했다. 우리는 그 책임을 말하는 것이다. 미군기지 반대운동을 비 롯한 평화운동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다.
- 신가이드라인을 ‘전쟁지침’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 일본은 정치·군사 대국을 지향하며 그 지위를 서서히 강화해 독자 세 력권 형성을 추구하고 있다. 신가이드라인에는 전쟁을 위해 일반 부두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항만 노동자들도 민간군사협력의 대상에 들어있다. 원치 않는 전쟁에 언제든 휘말려들 가능성이 있는 것이 다. 한반도도 그 영향권에 있는 만큼 한-일 양국의 진보세력이 공동대응 해야 한다.
- 아시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전후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데.
= 일본이 과거 한반도에 대한 지배를 정당화한 채로 유지하고 있는 한-일 조약을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 종군위안부 문제는 ‘국민기금’이 아닌 정부의 사죄와 배상으로 풀어야 하며 해방과정에서 갈취한 독도의 영유권 은 한국에 있는 게 당연하다. 진정한 한-일관계를 위해서는 일본의 책임 과 반성이 필요하다. 일본 정부에 책임을 묻는 게 우리의 사명이다.
- 한일공동심포지엄이 두번째로 서울에서 열렸는데 소감은.
= 한반도는 아시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먼저 평화를 실현해야 할 곳이다. 양국의 진보세력이 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흐름에 반대하며 공 통점을 더욱 확대하는 데 심포지엄이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 의 민중운동에 비해 저변이 넓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쪽 인사들을 만나면 서 민중운동 기반이 넓다는 것을 실감하고 일본에서도 민중운동의 뿌리를 내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김포공항 에 온 요시마쯔 시게루 일본쪽 방한 대표단 단장 등이 뚜렷한 이유없이 입국하지 못한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 한국쪽이 상설 국제연대기구 설립을 제안했는데.
= 연대기구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고 생각한다. 일 본 내에 먼저 이런 흐름을 형성해 내실있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정보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심포지엄을 이어가면서 연구했으면 한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06일 제 1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