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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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어컨은 소비전력량 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력소비효율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도 절전의 방법이다.)
주부 김아무개(29)씨는 최근 전기요금고지서를 받아들고 잠시 깊은 고민 에 빠졌다. 분명 전기사용량은 지난달의 210kWh(2만2천60원)보다 두배 정 도 많은 430kWh(7만7천4백90원) 정도인데 부과된 전기요금은 세배가 넘었 던 것이다. 무언가 잘못됐다 싶어 한전에 전화를 걸어본 김씨는 이내 고 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전기요금의 비밀은 무엇일까.
지난 7월1일부터 평균 5.9% 인상된 현행 전기요금 분류에서 산업용·교육 용 등과 달리 주택용은 전혀 할인혜택이 없다. 또 사용량 증가에 따라 일 정한 비율로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량을 넘어서면 누증제가 적용된다. 한정된 국내 전력사정을 고려해 경제당국과 한전이 다른 공공 서비스와는 달리 전기에 대해서만 시행하고 있는 방식이다. 따라서 월사 용량 100kWh를 기본단위로 해서 적용되는 요금의 비율격차가 사용량이 많 을수록 점점 커진다는 데 전기요금의 비밀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을까? 이미 몇년 전부터 가전제품 중에 냉장고와 에어컨·백열전구 등은 소비전력량 등급제를 실시하고 있 다. 일정한 온도와 주변환경에서 시험규격을 거쳐 에너지관리공단 등에 의해 결정되는 등급제는 제품에 붙어있는 등급표의 숫자가 낮을수록 전력 소비효율이 높은 제품이다. 가전회사들은 해당 제품을 생산하면서 목표전 력소비량을 정해두고 실제 효율성에 대한 최종 평가를 하는데 목표수치보 다 효율성이 넘어설 때 1등급을 부여한다.
흔히 가정에서 전력 소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냉장고는 같은 용량이라 하더라도 1∼5등급까지 소비전력량 등급이 나뉘는데, 특히 냉동실의 크기 에 따라 전력소비량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같은 500ℓ 용량의 냉장고를 구입해도 냉동실의 크기가 100ℓ, 냉장실 400ℓ라면 일반적으로 630ℓ 정 도의 전력 소비를 예상할 수 있다. 반면, 냉동실 150ℓ, 냉장실 350ℓ이 라면 680ℓ 정도와 맞먹는다. 또 에어컨의 경우 인버터기능이 달려있는 제품은 자동으로 주변 온도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에 전력소비량이 영향을 받는다. 최근 대형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게 유행이지만 전력소비량 등급 을 확인하고 구입한다면 상당한 절전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일상적으로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서 먼저 냉장고는 문의 개방시간을 가능 한 짧게 해야 하고, 뜨거운 음식은 반드시 식힌 다음에 보관해야만 전기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텔레비전의 경우 TV화면을 지나치게 밝게 하면 전 력소비가 증가한다. 가전제품을 시청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뽑아두어야 전력소비를 절약할 수 있다. 세탁기는 절약사이클을 선택하면 표준 때보 다 40% 정도를 절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반 전기요금보다 70% 정도 싼 심야전력을 이용한 전기온돌이나 전기물끓이기 등의 기기도 있어서, 이를 사용하면 상당한 절전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심야전력을 공급 받는 전용기기를 구입해 전용 계량기를 설치하면 된다.
이혁수/ 천리안 재테크프라자 연구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06일 제 1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