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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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채용방식은 대학의 공적·사적인 교육방식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 사한다. 그런 점에서 기업의 채용방식은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아주 현실 적인 단초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대우그룹 인력개발부 오영수 차장을 만 났다.
-기업에서 인문학 분야의 졸업생 채용을 계속 줄이고 있는데.
=대부분의 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으로 편성돼 있기 때문에 기술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또 관리부분은 사무자동화로 계속 인원을 줄여가는 추세다. 관리부분도 정예화되지 않으면 업무수행을 할 수 없다. 그러자면 가장 빠른 시간에 훈련시켜 현업에 배치할 수 있는 상경계열 출 신들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회계, 재무, 인사 등 관리 부분이 전문화되 면서 인문학과 출신들은 적응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또한 인문대생은 자 기주장이 강해 조화를 통한 기업의 시너지 창출을 하기 힘들다는 선입관 이 있다. -편견과 실제는 틀리다. 인문대생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조화를 못이루거나 업무수행능력이 떨어지는가.
=신입사원을 채용해 현업에 배치시킨 뒤 수시로 체크를 한다. 물론 모두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업책임자들은 대체로 “기왕이면 상경계열이 좋겠다”고 말한다.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인가.
=신입사원 교육이나 아주 일반적인 총무 파트는 상관없을 것이다. 홍보 부분은 아무래도 신문방송학과 출신들이 더 익숙하지 않겠는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꼭 기술적인 부문만 필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세 계를 바라보는 건전한 관점과 가치관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중요할 수 도 있다.
=세계관과 가치관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가치관은 한 개인이 살아온 역사를 토대로 꾸준히 형성되는 것이다. 심지어 사회생 활을 하면서 바뀌거나 새롭게 형성될 수도 있다. 대학재학중에 인문학이 라는 ‘학문’을 한다고 갑작스럽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또 기업체는 실용적인 학문을 전공한 사람을 뽑아 그런 가치관을 교육시킬 수도 있다. 그런 것은 기업에서도 할 수 있다.
-인문학 관련 학생들이 대거 취업을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
=대학정원을 자율화하면서 손쉽게 인문계 인력을 늘린 것이 문제다. 이공 계 인력은 아직도 부족하다. 지방대학도 이공계의 경우는 취직걱정을 별 로 안한다. 구직난 구인난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도 사회적 수요에 비해 인문계쪽 대학정원이 많기 때문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06일 제 1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