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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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내년 경제의 가장 큰 변수는 기아사태가 얼마나 빨리 수습되는가에 달려 있다. 10월24일 열린 자동차연맹의 기아 법정관리 반대집회. )
기아 채권은행단이 기아에 대한 법정관리를 24일 법원에 신청했지만 기아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종적 해결까지는 아직도 넘어야할 높은 산 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기아 노동자들과 노동계의 반발을 들 수 있다. 기아자동차와 아시아 자동차 노동조합은 정부의 법정관리 방침이 확정된 10월22일부터 즉각 조 업을 중단하고 파업에 들어갔다. 자동차연맹도 현총련 소속인 현대차노조 를 제외한 나머지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등 41개 노조가 동조파업 방침 을 밝혔으며, 민주노총도 총파업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 의 장기파업은 이제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만 불러일으킬 뿐 정부방침 을 번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론의 부담을 떠안게 될 가능성도 없 지 않다. 더욱이 정부가 기아차와 아시아차에 대한 추가인원감축을 억제 하기로 함에 따라 고용불안 가중이라는 노동계의 법정관리 반대 명분도 당장 조금은 힘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에 대한 기아그룹쪽의 반발도 넘어야할 험난한 또하나의 산이다. 기아쪽은 우선 산업은행 채권의 출자금 전환이 올해 안에 이뤄지기 어렵 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출금의 출자전환은 법원이 인가한 정리계획안에 의해서만 가능한 만큼, 채권자 채권신고에서 시작해 채권자 집회, 정리계 획안 작성, 법원 인가, 채권자 항고 등을 거치다 보면 통상 2∼3년이 걸 린다는 것이다. 아시아자동차의 제3자 인수 역시 정리계획안 확정을 기다 린 뒤에야 가능하다는 게 기아쪽의 주장이다.
기아쪽은 특히 “채권금융기관 입장에서 법정관리가 채권회수기간 및 금 리 등에서 화의보다 불리한데도 정부가 법정관리를 강행하려는 것은 경영 진 교체를 노린 것에 다름 아니다”면서 “경영권 교체만을 위한 법정관 리 신청은 신청권의 남용인 만큼 법적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에 대해 강경식 부총리가 직접 법정관리 방침을 밝힌 것 은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절차상 큰 하자는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산업 은행 출자전환까지는 물리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 배적이다.
기아가 협력업체의 부도를 최소화하면서 정부의 뜻대로 움직여 갈 경우 마지막 남는 문제는 제3자 인수다. 물론 이는 다음 정권의 과제로 넘겨지 게 됐지만, 매각과정에서 다시 한번 노동자들의 반발을 겪을 것은 분명하 고, 특히 투명한 절차를 밟지 않을 경우 엄청난 후유증을 남기게 될 것이 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06일 제 1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