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진단

“학생운동, 이젠 학원민주화를”

(사진/97년 한총련 출범식. 학생들은 한총련의 변화를 바라면서도, 강제적인 탈퇴 요구엔 8.5%만이 동의했다. )

학생운동에 대해 대학생들은, 지금까지의 학생운동이 담당해온 긍정적인 구실을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방향에 대해서는 좀더 근본적인 변화를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우리사회에 대한 학생운동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생운동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우선 사회민주화 부문에선 73.8%가, 학내민주화에선 53.9%가 학생운동의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했다. 이에 비해 남북통일에 대해서는 긍정적(30.5%)이라는 대답과 부정적(26.2%)이라는 답변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한총련의 개혁방향에 대해서는 폭력수단 포기(30.3%), 한총련 내부구조의 민주화(25.0%), 정치투쟁 일변도의 운동방식 변화(19.1%), 친북적 주장 철회(12.3%) 등을 꼽았다. 앞으로 학생운동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업을 묻는 질문에는 학내민주화(60.5%)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사 회민주화(22.1%)와 통일운동(7.0%)은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올해 학생회 선거에 참여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꼭 참여하겠다’(39. 5%)와 ‘가능하면 참여하겠다’(38.6%)를 합쳐 참여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전체의 78.1%를 차지해 ‘절대로 참여하지 않겠다’(3.6%)는 의견을 압도 했다.

또 앞으로 있을 학생회선거에서 후보 선택의 기준에 대해 묻는 주관식 질 문에는 학생복지(27.3%), 공약이행(14.1%), 학교발전(12.3%), 학원민주화 (12.3%), 학생과의 친밀성(9.0%) 순으로 많이 꼽혔다. 이에 비해 한총련 개혁주장(5.2%)이나 사회민주화 주도 약속(1.1%) 등을 꼽은 학생은 적었 다. 이에 따라 10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계속되는 98학년도 학생회 선거 에서는 학내복지와 학내민주화 등 학원자주화가 가장 뜨거운 선거이슈가 될 전망이다. 실제 이런 변화는 일찍 선거를 시작한 대학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 학생회선거는 초반부터 비운동권이 확산될 것을 두려워 한 운동권이 정치적인 노선을 떠나 연합 혹은 연대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이는 한총련 출범식과 잇따른 사망사건 등으로 인해 학생운동의 대중적 기반이 극도로 약화된 상황을 타개하려는 자구책으로 보인다.

한편 대학생들은 정부당국의 강제적인 한총련 탈퇴 요구에 대해서는 대부 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강제적 탈퇴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 견은 8.5%에 불과했고,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88. 3%로 압도적이었다. 또 공권력의 학생자치권에 대한 간섭에 대해서도 ‘ 정당한 공권력 행사’(9.4%)라는 의견은 소수에 불과했고, ‘대학의 정당 한 자치활동과 사상의 자유에 대한 침해 행위’(87.7%)라는 의견이 대다 수를 차지했다. 한편 한총련에 대한 공안당국의 이적단체 규정에 대해서 는 ‘옳다’(28.7%)는 견해보다 ‘옳지 않다’(50.6%)는 견해가 훨씬 많 았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06일 제 1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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