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쑥덕공론

박찬종, 결국은 YS편?

신한국당의 박찬종 고문이 또다시 난처한 지경에 처했다. 박 고문은 7·2 1 전당대회 때 이회창 후보쪽의 금품제공설을 터뜨렸다가 물증을 제시하 지 못해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받은 뒤 칩거하다시피 해왔다. 그러다가 이 총재쪽의 집요한 설득과 김 대통령의 권유로 지난 10월14일 막판에 공 동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그런데 1주일 만에 이 총재와 김 대통령이 싸우는 내분에 휩싸이면서 입장이 곤란하게 된 것이다.

박 고문의 한 측근은 “1주일만 더 시간을 끌었더라도 좋았을텐데 모양이 우습게 됐다”며 “박 고문이 선대위원장직을 그만두게 되면 사람들이 어 떻게 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김 대통령이 왜 하필 그 때 전화를 해 하기 싫다는 사람에게 선대위원장직을 떠맡겼는지 모르겠다 ”며 “올해는 정말 운이 없는 한해인 것 같다”고 푸념했다.

박 고문은 내분이 격화된 지난 24일 이후 당사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채 다시 잠행에 들어갔다. 그는 “총재와 명예총재가 싸우는 상황에서 내 가 어떻게 하겠느냐”면서도 “선거의 공정 관리와 총재의 당적 이탈과는 상관이 없다”며 이 총재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고문의 측 근들도 “결국에는 박 고문이 자신과 지역 기반이 같은 김 대통령과 행보 를 함께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철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06일 제 1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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