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쑥덕공론

“박경식 너좀 당해봐라”

검찰이 김현철씨의 국정개입사실을 폭로한 의사 박경식(44·서울 송파구 G-남성클리닉원장)씨에 대해 뒤늦게 명예훼손혐의로 사법처리키로 해 ‘ 정치적 보복’ 논란이 일고 있다.

초음파진단기 제조회사인 (주)메디슨(사장 이민화)이 박씨를 명예훼손혐 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동부지청 이수철 검사는 최근 기 자들에게 “박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불구속기소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메디슨사는 지난 3월 “박씨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디슨 의 초음파진단기에 문제가 있고, 청와대 고위층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 말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박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죄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박씨는 “메디슨의 초 음파진단기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여러 증인들에 의해 입증이 되고 있으 며, 청와대의 비호도 대통령 주치의인 고창순씨가 메디슨 사장 이민화씨 를 위해 검찰에 전화를 하는 등 수사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만으로도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박씨는 검찰의 기소방침에 “김현철씨 비 리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사그라진 틈을 이용한 정치보복”이라고 반 발하고 있다.

박씨에 대한 검찰의 이번 기소방침은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자 민련의 한 의원은 “박씨에 대한 기소방침은 정치보복의 성격이 강하다” 며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사람에 대해서는 국민적 평가에 맡겨야 지 사법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수사담당 검사가 기소도 하기 전에 이례적으로 기자들에게 불구속 기소방 침을 흘렸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 기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3월에 고소가 이뤄진 사건을 검찰이 ‘질질 끌 다’ 뒤늦게 기소한 것이나 이미 지난 96년 3월 메디슨사가 박씨를 상대 로 고소했던 것과 같은 성격의 명예훼손 고소사건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 리했던 것은 이런 의혹을 뒷바침한다.

김성호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06일 제 1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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