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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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후보단일화에 합의하고 서명만 남겨둔 두 김 총재. 김종필 총재의 위상을 강화하고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선대위 의장은 김종필 총재가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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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선거 승리만 남았다.”
야권단일화협상을 사실상 타결지은 국민회의와 자민련 고위당직자들이 이 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두당의 고위당직자들은 “DJP(김대중+김종필)연 합이 이뤄짐에 따라 TJ(박태준)도 조만간 합류할 것”이라며 “DJT(김대 중+김종필+박태준)연합이면 필승”이라며 한껏 들떠있다.
DJ 선대위원장은 JP
그동안 회의론이 만만치 않던 DJP단일화협상이 마침내 성사되면서 이른바 DJ대세론은 확정적인 국면을 맞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단일화 합 의문 작성을 마친 뒤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의 서명 만을 남겨 놓았다. 이제 두당은 단일화의 극적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김대중 총재와 김종필 총재의 회동 날짜를 저울질하고 있다. 두김 총재도 공개적으로 단일화 선언이 임박했음을 알리기 시작했다. 김대중 총재는 2 7일 단일화 협상대표인 한광옥 부총재로부터 협상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 은 뒤 “이제부터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와 교섭에 주력하라”고 지시했 다. 자민련과의 단일화협상이 끝났음을 선언한 셈이다. 김종필 총재도 이 날 “국민회의쪽에서 우리 당이 요구한 내용에 대해 거의 따라오고 있기 때문에 금주 내에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당이 최종 문안수정 작업에 들어간 합의문 내용은 크게 내각제 개헌전 단계와 내각제 개헌후 단계로 나뉜다. 개헌 전 단계는 다시 대선과정과 대선승리 뒤 국정 공동운영부분으로 나눠진다. 대선과정까지의 최대 관심 사인 단일후보로는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로 한다는 것을 합의문에 명시하 기로 했다. 김 총재로의 단일화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면서 예상됐던 일이다. 대신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대선 승리 뒤 공동정권의 초대총리를 맡기로 했다. JP는 공동정권의 초대 총리에 이어 내각제 개헌 뒤 연립정부에서 명목상의 대통령과 실권을 가진 수상 중 선 택권을 얻어냈다. 지지율 한자리의 입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실리는 몽땅 얻어낸 셈이다.
당장의 과제인 12월 대선과 관련해서는 두당이 ‘김대중 대통령 후보 공 동 선거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선대위 의장은 김종필 총재가 맡아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두사람의 연대를 안팎에 과시하고 차 기정권에서 2인자로서 김종필 총재의 위상을 분명히하기 위한 선택이다. 집권 뒤 내각제 개헌시기는 자민련 주장대로 99년 12월까지 마치기로 됐 다. 국민회의는 그동안 ‘2년6개월’짜리 대통령의 레임덕 기간을 조금이 라도 줄이기 위해 개헌시기를 2000년 1월15일로 늦출 것을 요구해왔으나 자민련 요구대로 시기를 다소 앞당겼다.
대선 뒤 국정운영방식은 ‘김대중 대통령, 김종필 총리’ 카드로 대변된 다. 철저한 공동운영 구상이다. 이를 위해 공동정부 협의기구를 구성하는 한편 내각도 50 대 50으로 반분하기로 했다. ‘허수아비’ 총리가 되지 않도록 각료 제청 및 해임건의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법적인 장치도 보완하기로 했다. 실질적인 국정 공동운영의 강령으로는 자유민주 주의와 시장경제, 복지국가, 평화통일 등을 내세우고 있다.
내각제 형태는 독일식 순수내각제를 채택하기로 했다. 국회에서 선출되는 대통령은 명목상 지위만을 가지며 수상이 국정운영의 전반을 책임지는 실 권자이다. 정국안정을 위해 후임 수상이 선출되기 전에는 수상에 대한 불 신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건설적 불신임제’도 도입키로했다.
개헌 뒤 대통령과 수상은 자민련이 선택
내각제 개헌 뒤에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정치적 연대를 지속하기로 합의 했다. ‘공동정부’에서 ‘연립정부’로 형식만 바뀌게 되는 셈이다. 내 각제 연립정부의 초대 대통령과 수상은 자민련이 우선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김종필 초대 수상을 염두에 둔 합의다. 이 경우 대통령은 김대중 총재가 계속 맡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실권은 역전됐으나 김대중 총재 는 다 채우지 못한 나머지 대통령 임기 ‘2년6개월’을 마저 채울 수 있 게 되는 셈이다.
자민련쪽에서 우려했던 합의의 이행여부에 대해서는 ‘이중 보장장치’를 통해 정치적 구속력을 갖도록 했다. 하나는 이번 대선에서 내각제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음으로써 ‘내각제 개헌=대국민 약속’으로 묶어둔다는 것 이다. 두번째 장치로는 집권과 동시에 두당의 공동 개헌추진위를 발족시 키고 여기서 개헌안을 마련한 뒤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개헌안을 발의하도 록 한다는 것이다.
98년 지방선거와 16대 총선과 관련한 공천문제에 대해서는 협력관계를 유 지한다는 ‘우당(친구당)의 원칙’만 밝히기로 했다. 지나치게 ‘나눠먹 기식’이라는 비판을 우려해 구체적인 공천방식은 뒤로 남겨 놓았다.
김성호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1월06일 제 1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