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재벌/동부그룹
|
|
(사진/동부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
김형배 제조부문 회장. 손건래(금융·보험부문) 홍관의(건설·유통부문) 부회장,
한신혁 종합조정실장 겸 동부전자 사장(맨 왼쪽부터))
강력한 부문 경영체제. 동부그룹이 올해 들어 부문 부회장제를 도입하면 서 새로운 모토로 내세운 것이다. 각 부문 부회장에게 회사경영과 인사에 관한 결재권을 대폭 이양하고 부회장이 산하계열사를 통솔하도록 하겠다 는 것이다. 이는 김 회장이 창업 21주년을 맞은 지난 90년 ‘자율경영’ 을 선언하면서, 90년 이전까지를 창업자 시대, 90년 이후를 전문경영자시 대로 규정한 것에 비춰보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동부의 경영진은 대개가 창업초기부터 김 회장과 함께 일해온 사람들이다 . 손건래(61) 금융·보험부문 부회장과 홍관의(61) 건설·유통부문 부회 장은 모두 36년생이고,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으며 한국산업은행을 거쳐 7 9년대 후반 동부에 입사해, 그동안 요직을 두루 거쳤다. 동부의 또다른 실세로는 한신혁(52) 종합조정실장 겸 동부전자 사장이 꼽힌다. 한 사장 은 동부그룹 성장의 발판이 됐던 사우디 건설프로젝트를 현지에서 10년 동안 지휘한 것을 시작으로 김 회장의 사업구상을 줄곧 실행에 옮겨온 이 른바 ‘해결사’다.
그러나 동부 경영진에는 회장의 친인척들도 상당수 포진해 있다. 김회장 의 외삼촌 김형배(64)제조부문 회장은 상공부 관리출신으로 공업진흥청장 소비자보호원장을 거쳐 93년부터 동부로 옮겼다. 그룹의 중추인 제조업체 의 방향을 잡아주고 정·관계 등 대외 창구역할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 졌다.
김 회장의 동생 김택기(47) 동부화재 사장은 정치학 박사로, 88년 총선 때 민정당 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뒤 91년 한국자동차보험 사장으로 그 룹 경영에 참여했다. 둘째동생인 김무기(42)씨는 82년 삼척산업(현 동부 산업)에 입사해 제조분야에서 일하다 증권으로 옮겨 현재 부사장을 맡고 있다. 윤대근 제강사장은 김 회장의 동서로, 초창기 사우디 진출을 측면 지원한 공로자다. 매부인 임주웅(56) 생명 사장은 69년 삼척산업 이사로 입사한 창업멤버로 10년 동안 동부화재 부산지역본부장을 맡기도 한 보험 영업통이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는 김 회장은 주가가 바닥을 헤매던 지난 95년부터 96년에 걸쳐 아들 남호(23)씨에게 동부건설과 동부증권, 동부화재 등 3개사의 주식 2백36만9천주(당시 시가 2백28억여원어치)를 증여해 절세에 능하다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임원세미나에서 “기업은 재능만 갖고는 안 되고 경륜 이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성공하는 사람을 볼 때 50대가 돼야 노하우 가 쌓이며 60세 전후에 결실을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룹 안팎 에서는, 김 회장이 아직 젊은 만큼 부회장제의 도입에도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 나서는 일이 앞으로도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9일 제 17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