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이주의 독자

여고생 한소연양

마주치는 것마다 절벽처럼 느껴지는 수험생. 한소연(대전 한밭고 2년)양 은 절벽 아닌 것 하나를 만나는 기쁨으로 산다. 때로는 <한겨레21>이 절 벽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절벽 같은 세상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알다가도 모를 보수의 장벽, 얼토당토않은 전·노 사면론 등이 그렇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대선에 나온 국민후보 권영길, 영국에 진출한 고구 려 벽화 등이 있기에 말이다.

“<한겨레21>을 글쓰기 교과서로 여기고 있어요.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 고 정치에서 문화까지 샅샅이 읽고, 필요한 기사는 제 생각을 정리해 스 크랩하고 있어요. 처음엔 힘겨웠지만 하다 보니 논술에도 많은 도움이 돼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만든 스크랩 복사본에 <한겨레21> 에 보내는 연애편지라는 이름을 붙여서 <한겨레21>로 보내왔다. 깨알 같 은 글씨로 기사에 대한 그의 느낌을 적은 것이다. 연애편지를 쓴 사연을 알고 싶었다. “독자들 가운데 고등학생들도 많잖아요. 그들의 생각을 이 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이 발동한 것이지요. 앞으로도 적당한 분량이 모이면 보내려고 합니다.”

그는 <한겨레21>의 중견독자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와 <한겨레21>의 연애는 2년 몇개월 전부터 시작되었다. 중3 때 아버지의 중매로 만난 것 이다. “시사주간지를 보고 싶다고 했더니 아버지께서 <한겨레21>을 추천 하셨어요. 처음 몇개월 동안은 서점에서 어렵게 만났는데 부모님께서 2년 전 생일선물로 정기구독 신청을 해주셔서 편하게 만나고 있어요. 그 당시 에는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하고 예쁜 표지에 마음이 쏠리고 몇몇 기 사만 찾아보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속을 훤히 들여다보아 마음도 통하 는 것 같아요. <한겨레21>을 만나게 해준 부모님게 감사드리고 싶어요.” 절벽 같은 나날을 보내는 그의 일상은 힘겹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학원에 갔다 집에 돌아오면 새녁 1시30분 정도다. 다시 동트기가 무섭게 일어나 학교를 향한다. 어쩔 수 없이 취미삼던 컴퓨터 통신도 일요일 한때에 그 친다. 교양서적도 읽고 싶지만 시간을 빼앗기는 것 같아 꺼림직하단다. < 한겨레21>을 친구와 돌려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 에 없다.

“해외여행지 소개에 지면을 할해했으면 좋겠어요. 전에는 부모님의 배려 로 중국, 일본 등도 다녀왔는데 지금은 힘들잖아요. 무조건적인 동경을 심는 것은 반대하기에 <한겨레21>만의 독특한 시각이 담겨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와 <한겨레21>의 연애는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하다. “여성 전문경영인이 되어 <한겨레21> 논단의 필자가 되고 싶은 게 소망 이라면 믿겠어요. 저는 평생독자가 될 것입니다.”

김수병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9일 제 1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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