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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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의 난국돌파 전략의 최대변수는 허주(虛舟·김윤환 고문의 아 호)다. 연말 대선을 사실상 판가름할 대구·경북 지역의 최대주주로 당내 민정계를 이끌고 있는 그의 도움이 없다면 이 후보의 난국 돌파는 공염불 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김 고문쪽 태도가 심상찮다. 당내 비주류와 이 후보 측근들 이 자신을 당을 보수화 하는 원흉으로 몰아붙여 내각제를 전제로 한 보수 대연합 가능성을 봉쇄한 데 이어 이 후보가 자신과 한마디 논의도 없이 민정계의 적자를 자처해온 이한동 고문을 당 대표로 내정하자 불편한 심 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김 고문은 양정규 유흥수 김태호 의원 등 자파 소속 의원 10여명과 최근 사태의 대응 방안을 숙의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전당대회에 참석 할 명분이 없다”며 26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김 고문 측근들도 “이용만 하고 버리려 하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이 후보가 28일 윤원중 대표비서실장 서정화 이상 배 의원 등을 일본으로 급파해 ‘허주 모셔오기’에 공을 들인 결과 일단 위기는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김 고문으로부터 전당대회에 참석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낸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쪽이 김 고문을 선거대책위 원장에 중용하기로 하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는 아직 김 고문의 행보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지 않 고 있다. 이들은 김 고문이 불만을 억누르고 협력하는 것은 그가 목표하 고 있는 내각제를 전제로 한 보수대연합이 불가능해진 현 시점에서 이 대 표를 흔들어 민주계를 중심으로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민주계의 움직임을 막는 게 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눈앞의 적을 막기 위한 협력일 뿐 이 후보를 끝까지 도우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 김 고문이 “10월10일까지 지켜보자”는 민주계 주장에 대해 “적어도 한달 정도는 열심히 뛰어봐야 한다”며 10월로 협조를 한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고문이 10월 말까지 이 대표 지지율 올리기에 노력하겠 지만 그 뒤에도 패색이 짙다면 신한국당 안 민정계를 단일 깃발로 모아 낸 뒤 차기정권 아래서 야당역할을 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 하다.
신승근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9일 제 17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