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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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의 지지율 하락으로 인한 당내 내분 위기 속에서 신한국당호 의 선장 역을 맡은 이한동 신임 대표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그는 대표 취 임 전부터 당 중진들을 두루 만나 내부결속 작업에 나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는 이 대표가 평소 쌓은 인덕 때문이라 는 게 중론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회창 총재에 대한 배신감 등으로 마음이 토라져 있 던 경쟁자인 김윤환 고문 설득. 이회창 후보 만들기의 일등공신인 허주는 대표자리에서 밀려남에 따라 이 총재에 대한 극도의 서운함을 표시하면서 이 총재 체제에 대한 지지 철회까지 한때 검토했었다.
사실 허주는 그간 민정계 대부 자리를 놓고 경쟁관계에 있던 이 대표에 대해 이번만큼은 협력의사 표시를 외면하기 어려웠다. 즉, 지난달 초 허 주와 이 대표가 일본에서 만났을 때 대표직과 관련해 이 대표는 “허주 당신이 이회창 후보를 만든만큼 이 후보를 책임져야할 것 아니냐. 빨리 귀국해서 총재직을 물려받도록 한 뒤 대표를 맡아 당을 추스리라”고 촉 구했다. 사실상 ‘형님 먼저’하면서 허주의 대표 취임을 지지했던 것이 다.
허주(김 고문의 아호)의 한 측근은 “한마디 상의없이 일등공신인 허주를 배제한 이 총재를 생각하면 당 주류에서 당장 철수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그러나 지난 번 일 때문에 신임 이 대표의 협조 요청을 외면하기가 인간적으로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밖에도 이수성, 박찬종 고문과 서석재 의원 등 비주류 중진 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당 수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주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평소 인간적 관계 가 정치적인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9일 제 17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