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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이 통일깃발 들었다

국학은 21세기의 학문으로 자리잡을 것인가. 안동대학에서 10월3일과 4일 이틀 동안 열리는 제2회 한국학 국제학술대회는 그런 질문에 대한 답변의 자리다.

국학은 우리 민족의 학문체계를 집대성한 역사적 산물이다. 그럼에도 국 학에 대한 전망에는 의견이 엇갈리는 게 사실이다. 학문의 다양성과 세분 화를 가로막는 또하나의 거대담론이라는 비판과 생산적 학문으로 ‘창조 학’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가 함께 했던 것이다. 이런 논란이 이어 진 것은 국학의 발전을 가늠할 좌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열린 제1 회 대회는 그런 현실을 반영해 국학의 방향과 과제를 설정하는 총론의 성 격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민족통일을 앞당기는 국학’을 주제로 한 이번 대회는 한국사회의 구체 적이고 절박한 과제인 통일문제를 국학의 두리에 모으는 첫번째 단계다. 분단체제의 극복을 위해 통일의 역사성을 이해하고 국학자들이 학문활동 에서 민족통일에 이바지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통일문제에 대한 학 문적 관심과 실천적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한다는 취지 자체 만으로도 국학은 21세기의 학문으로 손색이 없어보인다.

대회 첫쨋날은 그동안 전개된 우리 시대의 통일론에 대한 집중적인 발표 와 토론이 진행된다. 통일론을 사적으로 정리하고 새로운 전망(성균관대 사학과 서중석 교수)을 세우며, 미국이 바라보는 한국의 통일론과 한국학 연구방향을 점검(UCLA 동아시아학과 존 둔켄 교수)한다. 이와 함께 우리 민족사에서 통일국가를 이룬 사상적 기반을 철학적으로 조명(안동대 국학 부 이효걸 교수)하고,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통일운동의 일상화를 촉구( 서울대 영문과 백낙청 교수)하며 첫날을 마감한다.

둘쨋날은 세계각국의 통일문제와 자국학의 연구방향을 소개하고 통일을 앞당기는 남북한 국학연구의 실제를 살펴본다. 한국 통일에 관한 문제제 기와 대안적 연구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독일(제나대학 철학과 헬무트 프 라이헤르 교수), 베트남(하노이국가대학 규엔 딘 교수), 중국과 대만(타 이베이대학 역사학계열 황준걸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국학의 주요 분과학문 통일에 기여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이번 대회의 주요한 의제 이다. 분야별로 나눠 언어(동아대 국문과 하치근 교수), 문학(서울대 국 문과 김윤식 교수), 사학(목포대 사학과 박찬승 교수), 철학(숭실대 철학 과 이삼렬 교수), 민속학(안동대 민속학과 한양명 교수)쪽에서 남북한 국 학연구 성과와 학술교류 방안을 제시한다.

국학은 아직도 일반인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사회과학적 방법론으로 우리 사회를 분석하는 것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국학이 민족통일을 모색하는 학문체계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9일 제 1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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