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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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문을 두드리면서 반역을 꿈꾸던 이, 마침내 천국으로 가는 열쇠 를 가진 이를 만나다.”
지난 9월27일 이탈리아의 볼로냐에서 열린 록콘서트에서 이뤄진 60년대의
전설적인 록가수 밥 딜런(56)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77)와의 ‘기이한
’ 만남을
물론 이날 밥 딜런의 모습은 60년대에 하모니카와 통기타를 들고 홀연히
나타났던 해맑은 청년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가 이날 두번째로 부
른 60년대 반전운동가의 고전 <거센 비가 내리려는가>(A Hard Rain’s A
-Gonna Fall)는 30여년 전 당시 젊은 세대의 정서를 상기시켜주기에 충분
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딜런이 63년 내놓은 명곡 <바람에 나부끼며>(Blowing
in the Wind)를 화두로 이날 젊은이들에게 짤막한 강론을 했다. “인생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여러분 중의 한 사람은 바람 속에 실려 있다고 말했
습니다. 그것은 진실입니다. 그러나 그 바람은 모든 것에 의해 흩어져 망
각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바람이 아닙니다. 그 바람은 그리스도에게 이르
게 하는 성령의 숨결입니다.”
단상의 젊은이들이 <바람에 나부끼며> 가운데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
당신은 얼마나 많은 길들을 걸어야 하는가”를 인용하자 교황은 이렇게
대답했다. “오직 하나의 길이 있을 뿐입니다. 진리와 생명에 이르게 하
는 그리스도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70년대 들어 밥 딜런의 음악과 행적이 기독교적 색채와 유대인적인 뿌리
찾기 등 종교적 성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보면 교황과 그의 만남은 계획
된 것이었다. 교회는 이번 볼로냐 콘서트를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하고
이번 콘서트를 ‘평화의 노래’라는 제목의 CD로 발매할 예정이다.
강태호 기자/ 한겨레 국제부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9일 제 17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