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사람이야기

40만 검도인 잇는 다리 탄생

검도에 ‘미친’ 검도인들이 검도전문잡지를 창간했다. 9월 창간호를 낸 월간 <검도세계>의 발행인 고동수(42·경기도검도회 부회장)씨는 25년을 죽도와 함께 살아온 검도인이다. 현재 7단으로 부천시청 검도 코치로 있 다.

고씨가 뜻하지 않게 잡지 발행인이라는 직함을 갖게 된 것은 그가 성동고 사범으로 있으면서 가르쳤던 제자 황재용(4단·전 광명고 사범)씨의 제안 에서 비롯됐다. 마침 검도인에게 필요한 정보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 각했던 고씨는 황씨와 그 자리에서 의기투합했다.

“현재 검도인구가 약 40만명에 이르고 사설 검도장도 7백∼8백곳에 이르 는 등 지난 10년새 검도가 크게 확산됐습니다. 그러나 좋은 검도계 소식 과 새 기술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가 없어 많은 검도인들이 무척 안타까워 해왔습니다.”

자연스레 고씨가 발행인을, 황씨가 편집장을 맡아 기사작성과 원고청탁, 사진촬영 등을 두 사람이 도맡다시피 했다. 편집 등은 자원봉사자로 나선 검도인들이 거들었다. 고씨는 “화가인 친구와 대학 사진학과 교수 등 주 변 사람들이 도와줘 큰 힘이 됐다”며 “검도인들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잡지인 만큼 한국 검도 발전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교적 늦은 고교 1학년 때 처음 죽도를 잡은 고씨는 지난 75년 인천체육 전문학교(현 인천전문대) 무도과에 입학해 대학 상비군으로 활약했다. 군 입대 전 9개월 동안 육군사관학교에서 검도 강사생활을 한 인연으로 입대 뒤에도 육사에서 검도 조교로 복무했다. 그는 지난 84년 부천시청팀에 창 단멤버로 들어가 팀 주장을 맡은 지난 86∼89년 전국체전에서 4연패하는 등 한국 검도를 휩쓸었다. 90년 부천시청 코치로 임명된 이후 한국실업검 도연맹 전무이사 등을 맡으면서 혼기를 놓친 고씨는 내년 3월 검도를 통 해 만난 검도 3단의 신부와 화촉을 밝힐 예정이다.

지창은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9일 제 177호


커버스토리 포커스 문화시대 특집 지난호 전체보기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