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재벌/동양그룹

젊은 임원, 파격적 인사

동양그룹 경영진의 면모는 40대 젊은 회장의 패기와 개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양의 스피디한 추진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빠른 변 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순발력과 유연한 두뇌를 겸비한 젊은 임원들이 최고 경영진에 포진해 있는 것이다.

그룹의 총사령관인 현 회장이 48세, 제과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담철곤 부회장이 42세로, 그룹의 두축이 모두 40대다. 나머지 22명의 대표이사 중 30∼40대가 9명으로 40%를 넘는다.

계열사 중 가장 젊은 대표이사가 포진해 있는 사업분야는 단연 금융이다. 증권과 종합금융을 비롯한 10개 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중 40대 이하가 6 명에 이른다. 나머지는 정보통신, 유통, 제조업이 각 1명씩으로 대부분 소프트한 분야에 포진해 있다. 조왕하(44) 종합금융 사장은 미국 법률사 무소에서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로 활약하다 95년 현 회장에게 발탁돼 국 내 종합금융업계 최연소 대표이사가 됐다. 95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카드 의 국내영업권을 인수해 설립한 동양카드의 구자홍(48) 대표, 국내 최대 벤처캐피털사인 동양창업투자의 배인탁(41) 대표, 국내 처음으로 선물중 개업이라는 선진 선물기법을 도입한 심혁(49) 대표, 동양파이낸스 이원하 (45) 대표 등이 있다. 에셋코리아투자자문의 곽태선(39) 대표는 최고경영 자로서는 약관이라 할 수 있는 30대에 파격적으로 기용됐다.

동양은 조직이나 인사관리도 파격적이다. 동양제과는 96년 6월 임원-부장 으로 되어 있는 피라미드식 조직을 본부장 중심의 수평적 직제로 개편했 다. 본부장에 젊은 부장급을 발탁해 임원들이 부장 밑에서 일하기도 하는 대대적인 조직파괴를 단행한 것이다. 정보통신업체인 동양시스템하우스는 지난해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연봉제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다시 업계 최초로 대졸 신입사원들에게 차등연봉제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