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격동하는 재벌/동양그룹

동양 이끄는 사위 쌍두마차


(사진/창업주의 두 사위. 현재현 그룹 회장(왼쪽)과 담철곤 부회장.)

동양은 창업주의 뒤를 두 사위가 잇는 특이한 방식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 진 그룹이다. 큰 사위인 현재현 그룹 회장과 작은 사위인 담철곤 그룹 부 회장은 동양을 이끌어가는 쌍두마차다. 동양은 현 회장이 그룹을 총괄하 면서 금융부문과 시멘트 등 20개 계열사를, 담 부회장이 제과와 오리온프 리토레이, 동양마트, 투니버스 등 4개 계열사를 책임지는 분할책임경영 체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선대회장의 유지에 따라 앞으로도 동양그룹이 라는 큰 틀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 회장과 담 부회장의 자 녀들도 아직 나이가 어려 3세들의 후계구도를 언급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 조인 듯하다.

현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소위 ‘KS맨’이다. 그는 해군 법 무관을 거쳐 부산지검 검사로 일하던 중 장인인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 주의 부름을 받고 경영인으로 인생행로를 180。 바꾸었다. 현 회장의 경 영 스타일은 ‘스피드 경영’과 소형보트론이라 표현되는 ‘스몰 플레이 어 정신’으로 대변되는 그의 경영철학에서 잘 나타난다. 현 회장의 소형 보트론은 남보다 발빠른 발상과 함께 일단 결정이 이루어진 사안은 강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되 의사결정은 최대한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스피드 경영의 요체라 할 수 있다. “항공모함이 방향을 바꾸려면 크게 움직여야 하지만 소형보트는 언제든지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동양은 이런 점에서 경영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스몰 플레이어의 장점을 갖고 있 다.” 또 아마바둑 5단이자 한국기원 이사장인 현 회장의 경영은 바둑에 비유해 포석경영으로도 지칭된다. 치밀하면서도 합리적이고 대국적 관점 에서 경영을 한다는 것이다.

담 부회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마케팅을 전공했고 80년 동양시멘트 에 입사한 뒤 바로 다음해 제과로 자리를 옮겨 17년 동안 줄곧 제과에 몸 담아 왔다. 담 부회장은 스낵전문 회사인 오리온프리토레이, 편의점업체 인 동양마트 등을 설립하는 수완을 발휘했고 초코파이, 치토스 등 히트상 품을 잇따라 내놓아 89년 대표이사 취임 당시 9백억원 수준이었던 동양제 과 매출을 지난해에는 3천7백억원으로 4배 이상 늘렸다.

창업주의 두딸 중 현 회장의 부인인 장녀 혜경(45)씨는 대학 때 디자인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동양매직의 고문직을 맡고 있으나 경영에는 거의 관 여하지 않고 있다. 담 부회장의 부인인 둘째딸 화경(43)씨는 제과에 입사 해 줄곧 마케팅 일을 맡아 왔는데 올 2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2일 제 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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