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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어가는 강이 더 많다

살아나는 몇몇 샛강들은 우리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던져준다. 하지만 대 부분의 강들은 하루하루 죽음의 길을 걷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정부가 지난 93년부터 무려 5조원의 돈을 쏟아부은 ‘맑은물 공급대책’ 에도 4대강의 수질은 이미 상수원으로 부적합한 3급수로 전락했다. 영산 강은 최상류조차 1등급 수질을 유지하는 곳이 없고 황룡강과 광주천은 공 업용수로나 쓸 수 있는 4∼5 등급으로 수질이 악화됐다. 지난 9월3일에는 깨끗해지고 있다던 탄천에서 물고기 수만마리가 허연 배를 드러낸 채 떠 올랐고 대청호 의암호는 물론 2천만 수도권 시민의 젖줄인 팔당호에 이르 기까지 전국의 온 하천이 녹조현상으로 비상이 걸렸다. 여름 한철만 견디 자는 식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겨나는 것인가. 지난 3월10일 환경부의 조사결과는 그 해 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전국 주요 공단천과 하천 41개 지점에서 수질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천의 오염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원인의 대부분이 오폐수를 모아 하수종말처리 장으로 가져가는 과정에서 하수관로의 오접합 등으로 도중에 새어나가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애써 만든 분리 하수관들에 대한 허술한 관리가 하천의 오염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천의 무분별한 복개도 하천을 회생 불능 상태로 만든 다. 서울시 안을 흐르는 청계천 월곡천 녹번천 시흥천 봉원천 등 주요 하 천은 100% 복개가 완료됐고 오류천 성북천 봉천천 등 몇 안남은 하천들마 저 70% 이상 복개가 진행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본류를 제외한 서울 시내 26개 주요 샛강들의 복개율은 54%에 이른다. 이런 무분별한 복개는 태양빛과 공기 순환을 막아 강 내부를 광합성이 정지된 무산소 상태로 만 들어 자연정화 능력을 완전히 정지시킨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하수를 뽑아쓴 뒤 발생한 오폐수를 하류의 대형 종말처리장으로 보내는 하수처리 체계가 하천을 마르게 해 오염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수 원환경운동센터 염태영 사무처장은 “소하천 유역별로 소형 하수처리장을 만들어 물을 흘려야만 샛강을 살릴 수 있다”고 제안한다.

녹색연합 정연경 간사는 이렇게 촉구한다. “장마철이 지난 뒤 항상 수질 이 좋아졌다고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질식해 가는 강을 살릴 수 있는 근 본 대책을 더 세심하게 고민해야 한다.”

신승근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2일 제 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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