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전통놀이 ‘비디오 마당’

무형의 소중한 문화재들이 일반의 무관심 속에 제대로 기록도 되지 않은 채 사라지고 있다.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기획하고 MBC프로덕션이 제 작을 맡은 비디오물 ‘한국의 무형문화재 시리즈’는 이런 점에서 소중한 성과로 꼽힌다.

비디오제작을 총지휘한 MBC프로덕션 차재영(57) 수석프로듀서는 “누군가 가 진작 했어야 할 일”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우리 문화를 보전·계승 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제작팀은 3개년 계획 가운데 우선 1차 년도 사업으로 송파산대놀이, 고성오광대놀이, 은율탈춤, 동래야유, 봉산 탈춤 등 5개 무형문화재를 각각 90분 분량의 비디오 영상으로 담았다.

차씨는 전문가들과의 기획을 거쳐 지난 3월 촬영에 들어가 지난 8월말 제 작을 완료했다. 그는 경남 고성과 부산 동래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현장 답사, 섭외를 직접 하고 50여명의 스탭과 중계차까지 동원해 우리 전통을 영상에 담아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처음에는 예능 보유자들이 고령인 데다 놀이마당을 펼치려면 많은 인원 이 모여야 하기 때문에 섭외에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또 한번 시작하면 3시간 가량 계속되는데, 신명나게 춤판을 벌이는 많은 사람들의 춤사위와 다양한 몸동작을 제대로 담는 게 힘들었습니다. 리허설이나 출연자들과의 사전 각본도 없고 NG를 내고 다시 놀이를 할 수도 없기 때문이죠.”

차씨는 지난 62년 한국방송공사 제작국에 들어가 68년도부터 87년 퇴직 때까지 음악프로나 국악프로를 비롯해 거의 모든 분야의 제작을 담당했던 베테랑이다. 그는 “전통 놀이의 춤사위와 가락이 그렇게 멋진데도 요즘 젊은이들이 우리 것을 멀게 느끼는 것은 자주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며 “젊은이들이 우리 전통문화의 참 맛을 즐기고 계승하는 역할을 해줬 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씨는 2차년도인 내년에는 농악과 판소리 등에 대한 비디오제작에 들어갈 생각이다.

제작팀은 테이프 5개로 구성된 첫 시리즈를 1천세트 제작해 전국 각 시도 문화공보실과 문화원, 교육청, 도서관 등에 무상배포할 계획이다.

지창은 기자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