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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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댜오위다오 섬에 상륙한 대만인들. `분쟁중인 모든 섬은 중국령'이라는 중국의 선언은 막강한 해군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한국해양전략연구소는 “숙명적 해양국가인 한국이 분 단이라는 특수사정에 의해 대륙지향적 전략만 구사해왔다”는 문제의식 아래 21세기 한국의 해양전략을 연구하는 곳이다. 이 연구소 연구실장 이 춘근 박사는 “미국이 우리의 해로를 지켜주었던 것은 사회주의-자본주의 대결국면에서 가능했던 일”이라며 “현재 주요 전선이 육지가 아닌 바다 로 옮아간 상황에서 미국이 지금처럼 우리의 해로를 맡아줄지는 미지수” 라고 진단했다. 우리의 바닷길은 우리가 지켜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따라서 “우리 국력에 비해 훨씬 낙후된 해군력을 강 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 해군의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해군은 기본적으로 우리바다를 지키는 구실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해군은 해운항만청 산하 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이 “영해는 고사하고 우리 항구는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할 정도로 취약하다.
-해군의 대양해군론에 대해 국방부는 ‘주적’ 개념을 잘못 파악한 것이 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주적이라는 개념은 여전히 옳다. 하지만 해군은 반드시 주적에 맞서 싸우는 것은 아니다. 해군은 전시가 아니라도 해로보호 등 많은 일 을 한다. 해군은 국가 경제력과 관련된 것이다. 그리고 대양해군론에 대 한 비판은 전세계의 주전선이 바다로 옮아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지 못 한 것이다.
-주전선이 바다로 옮아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우선 냉전시대 한국군의 세계적 역할을 살펴보자. 냉전시대엔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이 대결했다. 우리가 속한 곳은 크게 볼 때 해양세 력이며, 북한이 포함된 사회주의권은 대륙세력으로 분류될 수 있었다. 우 리는 해군세력의 일부로서 전세계적인 해양동맹에 지상군을 제공해온 것 이다. 이 시기엔 미국이 해군력을 완벽하게 제공해줬다고 볼 수 있다. 당 시의 주전선은 동서독에서 시작해 인도, 그리고 우리의 휴전선으로 이어 지는 거대한 라인이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난 지금은 다르다. 러시아·중 국마저도 무역을 중시하고 있다. 무역은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현재는 독도, 댜오위다오, 난사군도 등 바다가 주요 전장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양세력의 지상군’이라는 한국군의 역할도 변화를 요 구받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미국에 의지해오던 해군력’도 계속 기대 하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바다전쟁은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심한 것 같은데.
=현재 분쟁에 휩싸인 섬은 전세계적으로 32개이다. 최소 64개국이 분쟁을 겪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아시아는 난사군도에만도 6개국이 휘말려 있는 등 모든 국가가 바다전쟁을 겪고 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중국은 지난 92 년 전인대에서 “분쟁중인 모든 섬은 중국령”이라고 발표하는 등 바다전 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도도 분쟁에 휩싸일 수 있다고 보는가.
=일본 해군력은 우리보다 거의 9배 정도 강하다. 해군력이 충돌했을 때 독도를 지키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더라도 군사 력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안정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강력한 해군력이 뒷받침된다면 한일간의 바다전쟁에서 자신감을 갖고 일본을 대응할 수 있 을 것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2일 제 17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