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쑥덕공론

서석재는 이인제의 대부?

신한국당 민주계 중진인 서석재 의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신한국당 경선 때부터 정발협을 만들어 ‘반이회창’ 진영을 이끌어왔던 서 의원의 활동이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신한국당 탈당 이후 더욱 분주해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민주계 비주류가 이 전 지사의 탈당 뒤 관망이나 중립적인 태도로 전환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 의원과 이 전 지사의 긴밀한 관계는 여의도 정발협 사무실을 이 전 지 사의 신당 사무실로 사용토록 ‘허락’한 데서 엿볼 수 있다. 정발협 여 의도 사무실은 정발협 의장을 맡았던 서 의원이 임대료를 거의 도맡아왔 던 것으로 알려져 서 의원이 사실상 주인인 셈이다. 이 전 지사쪽은 이에 대해 “서 의원의 양해가 없이 정발협 사무실을 당사로 사용할 수 있겠느 냐”면서 “정발협 사무실 사용은 그 자체로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 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서 의원은 이회창 대표 등 주류가 구상하고 있는 ‘범보수연합 ’ 대신에 ‘개혁연합론’을 펼치고 있다. 서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개혁 연합론은 이인제 후보와 조순 후보의 결합을 전제로 민주당과 통추, 민주 계 등 정치권 내 민주세력을 묶는 것을 의미한다. 92년 대선 당시 민주계 사조직인 나사본의 후신인 ‘21세기 민주연합’ 회장을 맡고 있는 서 의 원이 최근 발행한 <민련 21 뉴스> 인사말에서 “개혁의 와중에 일어난 혼 란을 빌미로 과거 기득권세력에 의해 차기정부가 문민정부를 부정하는 수 구정부가 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며 이른바 ‘당내 수구세력’을 정 면으로 비판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서 의원 주변에서는 “이미 우리가 갈 방향은 정해졌다”며 신한국당과의 결별을 예고하는 얘기들이 서슴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전 지사를 지지 하는 한 의원은 “서 의원이 당내 비주류로 남기보다는 이 전 지사의 정 치적 ‘대부’가 되는 길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2일 제 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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