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초점

'추락하는' 미 공군기

(사진/지난 9월14일 에어쇼 도중 추락하는 F-117 스텔스 전폭기. 뒷날개가 떨어져나가는 모습이 목격돼 기체결함이 의심되고 있다.)

미군이 운용하고 있는 군용기가 잇따라 추락하고 있다. 소련 붕괴 이후 맞수가 없는 최강으로 군림하던 미군의 자존심도 함께 곤두박질하고 있다 .

미국의 97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미군이 추락사고 로 잃은 전투기와 폭격기 등은 모두 55대이다. 특히 지난 9월13일 이후 일주일 동안 모두 6대의 비행기가 각종 사고로 잇따라 추락했다. 미군은 이들 사고로 조종사 등 미군 요원 16명을 함께 잃었다. 미군이 최근 사고 로 잃은 항공기의 기종도 수송기에서부터 전투기, 폭격기 등으로 다양해 특정 기종의 문제만은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미 공 군이 자랑하는 첨단기종인 B-1 폭격기가 몬태나주에서 훈련비행중 공중폭 발한 뒤 추락해 4명의 승무원 전원이 사망했다. 특히 이 사고는 미 국방 부가 미군기의 연속 추락사고로 모든 군용기에 대해 안전점검 실시를 위 한 24시간 비행중단 지시를 내린 지 이틀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더욱 충 격을 주고 있다.

미 공군기의 사고는 지난 13일 남아공 부근에서 9명이 탑승한 미 공군 C- 141 수송기가 24명을 태운 독일 수송기와 충돌해 추락하면서 이후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14일에는 미 해군 소속 F/A-18D기가 훈련비행 도중 오만 에서 추락했으며, 같은날 미 메릴랜드주에서 공군 F-117 스텔스 전폭기가 에어쇼 도중 지상으로 곤두박질했다.

15일에는 해병대의 F/A-18D 전투기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훈련비행중 추 락한 데 이어 16일에는 F-16 전투기 2대가 애틀랜틱시티 부근 대서양 상 공에서 야간비행중 공중충돌해 한대가 추락했다. 이 때문에 지난 18일 창 설 50주년을 맞은 미 공군은 가장 우울한 기념식을 치러야 했다.

사실 미 군용기의 사고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96회계연도에는 모 두 67대의 항공기가 사고를 일으켰으며, 95회계연도에는 69대, 94회계연 도에 86대를 추락사고 등으로 잃었다. 미 국방부쪽은 올해 사고 건수는 예년에 비해 오히려 준 것이라며 항공기의 안전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공군뿐 아니라 해군, 해병대, 육군도 부대별 로 하룻동안 모든 비행을 중단하고 사고 원인 조사를 벌이는 등 대책 마 련에 부심하고 있다.

잇단 추락사고가 기체 결함 등 구조적 원인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우 연의 일치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이런 사고가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어남에 따라 최대 무기 수출국인 미국의 방위 산업 특히 항공분야에 대한 이미지의 실추는 피할 수 없게 됐다. 미 백악 관쪽도 이런 점을 의식해 클린턴 대통령이 “미군과 미국의 모든 군 분야 에 대해 계속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미 군용 항공기의 신뢰도 추락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눈치다.

지창은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0월02일 제 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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